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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엔 된장국이 최고여!

2012.01.07(토) 자유새(noblesse0550@hanmail.net)

 옛말에 그 집의 음식 맛은 장맛에 있다고 했다. 어머니는 식구들 중 제일 먼저 일어나 앞치마를 두르고 "오늘 아침 식구들을 위해 무슨 반찬을 할까?" 하고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부엌으로 들어가 제일 먼저 가는 곳은 장독대였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장독이 그 역할을 했던 곳이다.
 

   
▲ 눈 쌓인 우리집 장독대

 

 어머니가 가장 많이 손이 갔던 장독은 된장 항아리였을 것이다. 투가리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는 우리집 밥상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였다. 구수한 된장 끓는 냄새는 밥맛이 좋든, 나쁘든 군침을 돌게했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말린 시래기를 삶아 된장국을 끓이면, 아버지 해장국으로도 더 이상 좋은게 없었을 것이다. "추울때는 보글보글 끓는 된장국이 제일여" 하시던 어머니 말씀, 옛날 어머니가 끓여주던 된장국 생각에 나도 요즘 아침이면 된장 항아리를 자주 열어본다. 앞치마를 두르고 장독대로 다가가는 내 발걸음이 옛날 어머니를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햇살에 옹기 종기 겨울나기

 

 옛 것들이 눈에 정겨운 것을 보면, 나도 나이를 많이 먹은 징조일까. 조금은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 시골모습이지만, 처마에 매달린 시래기, 무말랭이, 아주까리 잎들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지며 정겹기만하다. 가을부터 햇볕에 말려 노랗게 된 시래기며, 무말랭이는 영양분이 듬뿍 들어있는 반찬이다.

 마당 한쪽 구석에 놓인 맷돌을 보면 두부가 먹고싶다. 저 맷돌에 콩을 갈아 삼발이에 바쳐 콩물을 끓이면 맛있는 두부가 되었다. 이글이글 타는 장작불, 가마솥에서 푸짐하게 끓어오르던 하얀 김, 맛있는 냄새... 이제는 모두 사라진 그리운 모습들이다.
 

   
▲ 영양분이 듬? 시래기와 메주

 

가을에 쑤어 잘 말린 메주는 짚을 깔고 뜨뜻한 방에서 띄워야겠다. 몸에 좋은 곰팡이를 만들기 위해 적당한 온도가 필요할테니, 정성을 들여 잘 띄워야 한다. 옛날 어머니가 했던 그 정성으로 맛있는 장을 담가야겠다. 여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일, 그 집의 음식맛은 장맛에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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