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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계룡산 갑사에서의 꿈같은 하룻밤.. 계룡산 달빛여행

2021.07.27(화) 22:17:42여행하는 리따(dyun06@naver.com)



지난 7월 17일 공주 계룡산에서는 특별한 달빛여행이 있었습니다.
바로 갑사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 - 계룡산 달빛여행이란 이름으로 계룡산 갑사에서의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었는데요.
코로나 단계가 격상되기 전 인원수를 제한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6월 계룡산 등산을 하면서 그 멋진 풍경에 감명을 깊게 받았었는데, 마침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하여 바로 신청했습니다.

계룡산 갑사는 일반 템플스테이는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이렇게 문화재 활용사업도 진행합니다.
항상 tv로만 보던 템플스테이를 직접 해본다니! 설렘을 가득 안고 계룡산으로 향했습니다. 
템플스테이를 하는 사람들은 주차요금이 제외되며 안내된 곳으로 가면 갑사까지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하룻밤을 묵을 숙소를 배정받았습니다.
이곳은 템플스테이 하는 사람들이 머무르는 장소인데요.
아주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되어있고, 온수도 잘 나왔습니다. 바로 앞에는 갑사가 보이고, 잔디밭이 넓어 아침에 명상을 하시는 분도 계시고, 아이들이 탁 트인 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일반 호텔이나 리조트처럼 모든 편의시설이 다 갖춰진 것은 아니지만 적당한 불편함은 감수하면서 비움과 내 주변 정리에 대한 것부터도 모두 수양으로 받아들이고 지내는 것이 이 숙소라고 합니다. 



갑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평산 스님의 인사말과 포교국장 종성스님이 갑사가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582호 월인석보 판목의 이야기 - '월인석보 이야기'로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체험 프로그램은 2팀으로 나눠 진행해 최대한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을 제한했습니다.
가장 처음으로 한 체험은 갑사 안내서를 전통책 만들기 방식으로 만드는 '오침법 책 만들기'였습니다.
옛 서책을 떠올려 본다면 가장 큰 특징은 책을 묶고 있는 실 일 것입니다.
그것을 직접 해보는 것이었는데요.
아주 간단한 듯 보이지만 생각보다 헷갈려서 꽤나 애를 먹고 도움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나만의 책에 이름을 붙여주었는데요.
우리 가족의 잊지 못할 갑사 여행이 되기를 기원하며 제목을 썼습니다. 







그다음은 보물 제2120호로 지정된 갑사 대웅전을 퍼즐로 재구성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요즘 판퍼즐에 심취해 있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며 맞췄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판퍼즐도 좋지만 대한민국의 보물인 갑사 대웅전을 하나하나 맞춰보며 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뜻 깊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이동익 사찰문화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보물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갑사가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값진 체험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계룡산을 등반하고 갑사를 오지만 속속들이 바라보고 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하는데요.

이 날 갑사에 대해서, 계룡산에 대해서 조금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없던 저도 직접 눈으로 보며 들으니 너무 재미가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습니다. 





새파란 하늘이 너무 예뻤던 이 날.
싱그러운 여름 벌레의 노랫소리,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 소리가 끊이지 않는 계룡산을 편안한 차림으로 걸으며 듣는 갑사의 이야기...
정말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
여름날의 갑작스러운 비는 우리의 추억을 더욱 촉촉이 적셔줍니다.
갑사 템플스테이 측에서 미리 준비해주신 분홍, 파랑, 노랑색의 비닐우산을 쓰고 보물 투어는 계속되었습니다.
비가 온다고 불평하는 사람, 찡그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원하게 내려주는 비를 고맙게 생각하고, 갑사를 조금 더 짙은 색으로 바라볼 수 있음에 기쁨을 느꼈습니다. 





비가 오니 더욱 촉촉하게 짙어지는 갑사의 자연풍경...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게 바로 템플스테이의 매력일까요? 잡념이 사라지고 그저 소소한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보물 투어 후 저녁식사를 마친 후 자유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온 계룡산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
얼른 달려가 보았습니다.
스님이 타종을 하고 계셨는데요.
그 모습을 바라보고 가슴까지 울려오는 종소리를 듣고 있자니 온갖 잡념과 근심 걱정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저녁에는 저녁예불을 마치고 24현 가야금 연주자 최정화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도 있었습니다.
원래는 야외에서 진행하려고 했었으나 코로나와 여러 가지 이유로 실내에서 조촐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연주자도 이렇게 오랜만에 관객 앞에서 연주를 하는 게 오랜만이라며 감격하고, 연주를 감상한 모두가 함께 아름다운 가야금 연주에 감명 받는 멋진 음악회였습니다. 



이어서 종성스님의 특강이 어어졌는데, 종교적인 내용 보다도 갑사의 역사적 이야기가 더 깊어 흥미롭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과 떡을 먹으며 저녁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계룡산 갑사의 밤은 참 어두웠습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느끼는 칠흙 같은 어둠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났습니다. "아 밤은 원래 이렇게 까만색이었지". 
도시에 사는 저는 아주 깊은 밤이 되어도 불이 켜져 있는 이웃집 창문이 보이고, 가로등, 간판 등으로 여전히 밝아 있는 밤 풍경이 익숙했었습니다.

어쩌면 여전히 어스름한 빛이 있는 도시의 밤처럼 우리도 밤새도록 근심과 걱정을 껴안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칠흙 같은 계룡산의 밤에선 그 어떤 고민도, 화도, 걱정도 없이 어두움에 몸을 맡기고 잠을 잤던 것 같습니다.



오전 5-6시 아침 공양을 마친 후 전 날 보물 투어를 해준 이동익 사찰문화해설사와 함께 갑사 8경의 하나인 용문폭포까지 걷기 명상을 했습니다.
아주 이른 아침이라 전 날의 인원 중 반 정도만 참여했는데요.
새벽의 촉촉한 계룡산을 걷는 것은 정말이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신비로운 계룡산의 새벽 풍경...
어떤 웅장한 기운이 저를 휘감는 듯합니다.
그것이 나를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
편안한 기분으로 새벽 산책을 했습니다. 



전 날 비가 온 양에 따라서 달라지는 용문 폭포의 풍경.
7월 18일의 용문폭포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그 아래의 투명한 계곡물과 노니는 물고기들...
이끼, 물... 모든 것이 새벽에 떠오른 해처럼 선명하게 기억에 새겨졌습니다. 



돌아와서는 탁본체험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탁본을 해본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다들 우물쭈물 하니 "초등학교 때 종이 아래에 동전을 놓고 색연필로 칠해본 적이 없느냐?"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아! 우리는 작은 놀이지만 탁본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이미 알고 잇었습니다.
이 날은 정말 먹으로 제대로 된 탁본체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문양은 갑사의 종에 쓰인 문양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혼자 하기 힘든 체험은 스님과 갑사 관계자분들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공주 계룡산 갑사에서의 하룻밤이 끝이 났습니다.
그동안 궁금했던 템플스테이와 더불어 계룡산과 갑사에 대해서 더욱 잘 알 수 있었기에 앞으로 이곳을 다시 찾을 때면 조금 다른 마음가짐으로 방문할 듯합니다.

단 하루지만 이곳 머물면서 느꼈던 감정, 풍경은 모두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계룡산 달빛여행...
10월에도 진행된다고 하니 화려하게 물든 계룡산 풍경에서의 달빛여행! 함께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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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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