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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대둔산 수락계곡 코스에서 시원한 등산 즐겨보세요!

두 개의 폭포와 군지계곡 능선이 아름다운 대둔산의 여름

2021.07.26(월) 12:19:55보라공주(eyeful3535@naver.com)

작년 여름에 논산 대둔산을 찾았다가 장마로 인해 계곡에 물이 불어 입구에서조차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장마도 일찍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다 보니 시원한 곳을 찾아 다시 논산 대둔산에 왔습니다. 같이 간 지인은 올해 봄에 산철쭉을 보러 월성봉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직접 와서 안내도를 보고 나니 내년 봄이 기다려집니다. 804봉으로 이루어진 대둔산은 각각의 봉마다 빼어난 경관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대둔산 월성봉 봄 풍경

목표는 마천대까지 가는 거지만 등산을 하다 보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는 겁니다. 또 다른 코스가 나오면 호기심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으니까요. 대둔산을 처음 접했던 건 케이블카를 타고 마천대까지 갔던 때입니다. 그 이후에 다시 오고 싶었는데 산도 인연이 있어야 하는지 도통 기회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시간이 3년이 흐른 듯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찾은 논산 대둔산을 보니 심장이 두근댔습니다.

▲대둔산도립공원 

수락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대둔산 들머리는 완만한 경사로 걷기 좋게 꾸며져 있습니다. 이른 아침 인근 마을 주민들은 등산 대신 산책을 하기 위해 나와서 지압 길을 걷다가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유롭게 걷다 보면 승전탑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옵니다. 이곳은 하산하는 길에 들리기로 하고, 탐방데크를 따라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합니다.

▲완만한 경사로가 시작되는 논산 대둔산

▲대둔산 승전탑으로 오르는 계단

논산 대둔산은 탐방데크가 잘 되어있어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에 가깝습니다. 주변이 모두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짙은 푸른색은 눈과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가끔 날아다니는 나비들이 숲 속 요정 같아 보이는 착각까지 들 정도로 이른 아침 대둔산의 숲은 신비롭습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탐방데크를 따라가면 물줄기가 선녀의 하얀 비단 치마 같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선녀폭포가 나옵니다. 암석에서 떨어지는 물이 신기하게도 웅덩이에 다다르면 소리 없이 조용하게 떨어집니다. 등산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들립니다. 안내판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가야 선녀폭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데크로 시작되는 대둔산 등산로

▲선녀의 하얀 비단 치마와 같은 선녀폭포

다시 탐방데크로 올라와서 가던 중 꼬깔바위를 만납니다. 대둔산의 폭포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꼬깔바위는 처음입니다. 어디가 꼬깔바위지 하며 올려다보던 중 바위 중간에 이름표가 붙여져 있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뾰족한 바위가 숲 사이에 우뚝 솟아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큰 바위에 '와'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바위 뒤에 숨어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의 얼굴이 있다는데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매직아이처럼 이리저리 눈을 가늘게 뜨고 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계곡을 따라 완만한 탐방데크

▲꼬깔바위

꼬깔바위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수락폭포가 나옵니다. 계곡에는 물이 많지 않았는데, 선녀폭포와 수락폭포에는 제법 많은 물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백제시대 청년들이 심신을 수련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수락폭포의 물이 얼음장처럼 차갑고 깨끗하다고 해서 계곡에 내려가서 손수건을 적셔 땀도 닦고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맑은 물에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다니는 것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수락폭포

▲물이 맑아 계곡에 물고기도 훤히 보입니다.

너무 시원해서 떠나기 싫었지만 모기가 너무 많아 더 앉아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이어지는 계단길은 군지계곡으로 이어집니다. 본격적으로 가파른 270계단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이 정도로 가파를지 몰랐는데 허리를 숙이고 올라야 하는 곳이 종종 나옵니다. 원래 군지계곡으로 등산로가 있었는데 그곳이 폐쇄되면서 수락폭포 옆 암벽에 계단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군지구름다리까지 0.3km

▲가파른 270계단

▲번호가 붙여진 군지계곡 계단길

초반에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나면 군지계곡 능선을 따라갈 수 있는 길이 나옵니다. 중간에 커다란 암벽이 가로막지만 우회하도록 길이 잘 만들어져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엔 양옆으로 낭떠러지여서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워낙 튼튼하게 되어있어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암벽에 가로막힌 길이 당황스럽습니다.

▲다시 가파른 계단이 시작됩니다.

능선을 따라 군지계곡을 오르다 보면 군지 구름다리 이정표가 나오고,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산뜻한 주황색으로 된 군지 구름다리가 숲 사이에 펼쳐져 있습니다. 군지계곡을 가로지르는 군지 구름다리는 길이 45m, 폭 1.05m, 지상에서 47m 높이에 만들어진 다리입니다. 걸을 때마다 흔들리던 다리가 생각나서 지금도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중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거리에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군지구름다리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대둔산의 명물이 된 군지구름다리

마천대로 가기 위해서는 군지 구름다리를 건너가는 게 좋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계단길이 조금 힘이 들지만 가장 빠른 길인 듯합니다. 계단을 오르다 중간에 마천대와 수락 주차장 이정표를 만납니다. 마천대까지 1.6km 남은 지점에서 돌계단으로 된 등산로를 오르다가 생각이 바뀝니다. 꼭 정상을 찍어야 등산은 아니기에 이번 대둔산의 도전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다시 수락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군지계곡 길이 폐쇄되고, 군지구름다리를 건너 마천대로 가는 길

▲군지구름다리를 건너면 다시 계단길이 나옵니다.

▲마천대와 수락주차장 갈림길

▲마천대로 가는 돌계단

수락 주차장 표시가 된 방향으로 가다 보니 아까 군지계곡 등산로 중 폐쇄된 지점과 만나게 되고, 좁다란 길이 나옵니다. 다시 능선길이 나오는 곳에 수락 주차장까지 1.9km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 길은 바위와 좁은 길로 쾌적한 등산로는 아니지만 중간에 탁 트인 대둔산의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군지계곡 폐쇄구간과 만나는 지점

▲수락주차장으로 가는 길

▲좁고 흙길로 된 대둔산 등산로

▲불편한만큼 멋진 풍경으로 보답을 해줍니다.

내려오다 보면 군지 구름다리와 또 만나집니다. 전망대에 쉼터도 있지만 등산객들이 많아 멋진 구름다리를 보며 점심을 먹기로 하고 도시락을 펼쳐놓습니다. 험한 등산은 아니었지만 산에서 먹는 도시락은 늘 꿀맛입니다. 이른 아침 출발해 올라와서 11시도 안되어 점심까지 먹고 나니 이제서야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여기에서부터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서 가게 됩니다. 멋진 소나무가 곳곳에 분재처럼 솟아있어 오를 때와는 다른 풍경을 만들어줍니다.

▲직접 싸온 도시락으로 이른 점심 해결

▲분재를 해놓은 듯한 멋진 소나무

270계단을 도로 내려와 한숨 돌리는데, 아까 올라갈 때 어르신들이 쉬고 계셨던 수락폭포 위 계곡이 비어있습니다. 왜 이곳에서 쉬고 계셨을까 궁금해서 가보니 낙조대로 가는 방향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같은 길을 갈 거라 다시 돌아서 나오는데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줍니다. 선녀폭포와 수락폭포보다는 작지만 이곳에도 자그마한 폭포가 내려와 시원함을 선사합니다.

▲낙조대로 가는 길

▲작지만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

어디선가 바람이 계속 불어주니 떠나기 싫어집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모기도 없어 한참을 쉬다가 내려왔습니다. 한참 동안 있다 보니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찾았습니다. 뻥 뚫린 길도 아니고 작은 동굴과 같은 곳에서 불어오는데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습니다.

▲작은 동굴을 통과해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통로

▲재미난 돌도 발견

▲나뭇잎마저 사랑스러운 대둔산

다시 수락폭포와 꼬깔바위, 선녀폭포를 따라 내려오다가 등산로 초입에 있던 승전탑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꽤 긴 계단을 올라가야 해서 힘들었고, 중간에 뱀들이 몸을 말리느냐고 나와있어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숲에서는 늘 뱀을 조심해야 합니다. 대둔산 승전탑은 북괴군을 섬멸하는 과정에서 전사한 경찰관, 국군, 애국청년단원 등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충남지방경찰청에서 건립한 곳입니다.

▲대둔산 승전탑

▲경찰역사순례길 스탬프함

많은 계단을 올라온 만큼 승전탑도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승전탑 앞에 대둔산 자락이 멋지게 펼쳐져 보입니다. 논산 대둔산으로 오르는 길은 볼거리가 많아 휴식시간이 점심시간까지 포함해서 1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마천대까지는 오르지 못했지만 또 대둔산을 찾을 핑계가 생겼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승전탑과 마주보이는 대둔산 능선

▲대둔산 등산 코스

눈을 감고 있으면 대둔산에서 보았던 폭포와 군지 구름다리 그리고 거침없이 뻗어있는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입니다. 가을이 되기 전 대둔산의 깊은 여름을 만끽하러 또 떠나봐야겠습니다.

논산 대둔산 등산 코스
수락주차장→선녀폭포→꼬깔바위→수락폭포→270계단→군지구름다리→승전탑→수락주차장
이동거리 5.9km
이동시간 4시간 30분(점심시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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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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