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에 준공된 천호지는 천안시를 흐르는 천안천의 원류로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앞에 위치하여 '단대저수지' 또는 주소명을 따서 '안서호'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시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하여 2009년 러닝코스, 보행교, 인라인장, 농구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등의 생활체육시설을 갖춘 천호지생활체육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주변 대학생들의 데이트코스 또는 인근 주민들의 걷기운동코스로 많이 애용을 하는 듯한데요, 저도 드라이브 삼아 들른 김에 천호지 둘레산책길을 한 바퀴 돌아 보았습니다.
호수둘레길이 연결되어 몇 바퀴씩 도는 분들도 계시던데 전 한 바퀴만 돌아도 꽤 운동이 되는 듯하였습니다.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먹이활동을 하는 겨울철새들과 한가롭게 노니는 오리들을 만나게 됩니다. 천천히 걸으면 몸도 튼튼해지지만 지저귀는 새들 소리와 온화한 호수가 평온을 가져다 주니 마음도 튼튼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예전부터 이곳 천호지에는 잉어와 붕어, 그리고 오리와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을 하고 있는데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도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는 푯말이 보입니다. 혹여나 싶어 걷는 내내 열심히 주변을 찾아보았지만 수달은 보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저수지 주변 물길을 따라 약 2.3km정도의 거리를 걸었더니 다리가 꽤나 뻐근할 정도의 기분 좋은 운동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겨울은 해가 빨리 지니 하루가 더 짧은 느낌이어서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어느새 해거름이 시작되니 반사된 햇살에 주변이 금빛으로 변하여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선물해 줍니다. 이곳 천호지 주변에는 뷰 좋은 카페들도 많아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왠지 실내생활은 불안해 있어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들고 천호지 인공섬에 자리를 잡습니다. 날이 꽤나 많이 풀려서 야외 벤치에 앉아도 그다지 춥진 않았습니다.
이곳 천호지는 봄이면 벚꽃과 개나리를, 여름이면 장미덩쿨을 볼 수 있어 꽃구경하기 좋은 곳으로도 인기가 꽤 많은 곳이지요.
지금은 마른 나뭇잎 몇개로 버티고 있는 앙상한 수양버들과 지난 가을부터 자라난 지저분한 억새들로 호수변은 볼품이 없었습니다만, 해넘이 태양빛에 천호지는 새롭게 단장을 한 듯 변신을 하였습니다. 호수변은 황금빛으로 변하고 수양나무에도 어느새 황금잎이 자라난 듯 환상적인 뷰를 선사해 줍니다.
자연은 참 신비로운 존재인 것 같습니다. 호수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물결이 잔잔하니 마음이 침착해지는 듯했습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풍경들이 요즘은 새롭게 눈에 들어오고 아름다운 햇빛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니 이제 저도 나이가 든 걸까요?
바쁘게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이렇게 마주하는 주변환경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미처 느끼지 못하고 지나칠때가 많은데요, 그러고 보면 그동안 참 무심한 삶을 살아온 듯합니다.
요즘처럼 모두가 힘든 시기에는 멀리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이렇게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통해 마음의 여유와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심에 위치한 천호지는 인근 주민들의 편안한 안식처로 톡톡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천호지는 천안12경에 속할 정도로 이렇듯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는 곳이지만 조금은 낙후된 시설 때문에 개인적으로 늘 아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천안 주변경관을 이용한 '수변경관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이곳을 친수공간으로 새단장할 것이란 계획을 천안시에서 추진 중이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답니다.
지난 1월 설계공모를 시작으로 내년 6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할 것이란 소식입니다. 특색있는 설계로 내년에는 이곳이 또 얼마나 변화되었을지 기대가 큽니다. 내년에는 코로나도 종식되어 새롭게 단장한 이곳에서 더 많은 휴식과 문화생활, 그리고 자유로운 멋진 공연들도 많이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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