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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을에 물든 부여 ‘백마강억새’

2020.11.26(목) 20:50:23하늘나그네(jtpark2014@daum.net)

바람이 차가워졌다. 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려 한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에 가을이라는 계절이 한 가닥 위안이 되었는데, 겨울로 가고 있다니 마음조차 추워진다. 더 늦기 전에 떠나가는 늦가을 끝자락이라도 느끼고 싶어 노을에 물든 부여 백마강억새단지를 찾았다.
  
 
백마강 억새단지는 부여읍 군수리에서 현북리까지 총 5km 구간으로 가을에 만개하여 푸른 백마강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옛 노래에 ‘으악새가 슬피 운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으악새를 '으악 으악' 하고 우는 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억새가 몸을 부딪치며 내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으악새란 억새의 경기도 방언이다.
 

 
억새는 군락을 이루며 자라기를 좋아한다. 들판에 홀로 있기보다 함께 있기를 즐겨한다. 무리지어 서로 바람을 먹아주고 쓰러지러하면 서로 버티어 낸다. 아무리 세찬 바람이 불어도 유연한 몸짓으로 자리를 지킨다. 바람이 불면 고개를 숙이고 바람이 멈추면 고개를 드는 이처럼 자연에 순응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억새에게서 교훈을 얻는다.
 

 
지금 백마강 억새단지는 은빛 찬란한 억새들이 떠나가는 가을을 만끽하며 넘실대고 있다. 해질녘이면 활짝 핀 억새들이 가을 노을에 물들어 금빛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구름 사이로 지는 태양이 더없이 붉게 빛을 내리고 있다. 그 빛은 억새들에게 골고루 뿌려져 환상적인 음률로 뒤덮힌다. 강변을 가득 메운 억새 군락의 광활하고 황홀한 풍경은 말을 잊지 못할 만큼 눈부시다.
 

  
여름내 무성하던 억새들이 천천히 마르기 시작한다. 줄기가 마르면 잎들도 말라 억새는 누렇게 변색이 되고 겨울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릴 것이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 자꾸 가벼워지고 말라가는 것일까. 억새의 일생은 어쩌면 인간의 일생과 그렇게 많이 닮았을까.
 

  
억새의 흔들림으로 바람의 소리를 듣는다. 고요함 속에서 잠시 세상을 내려놓고 나를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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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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