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곳, 당진이야기
2022.10.05(수) 12:07:29랄랄라아줌마(orangebabo84@naver.com)
일제강점기에는 숭어 어란을 일본에 실어 나르던 포구.
아산방조제가 건설되기 전에는 인천항으로 가는 여객선도 운항하던 곳.
당진시의 북동쪽에 있는 포구, 한진포구의 이야기이다.
이곳은 왜목마을과 함께 서해안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소문나 있으며 바지락이 유명하다.
잔뜩 흐린 날이었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이 쐬고 싶어졌다. 한진포구가 생각이 났다.
바다도 포구도 모두 조용했던 이곳.
전망대 넘어 보이는 서해대교와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일몰이 보고 싶어졌다.
잔뜩 날이 흐려 시야가 좋지 못했다. 선명하고 푸른 바다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 다음에는 미세먼지 하나 없이 맑은 날 일몰을 보러 와야겠다.
바다를 보며 데크길을 거닐 수 있는, 아직 한쪽 편은 공사 중이라 마저 완공되면 산책코스로 너무 좋을 이곳.
전망대까지의 데크로드는 약 200m 해안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로 향했다. 2층으로 조성된 전망대로 한옥의 문살 형태라고 한다.
고즈넉한 어촌 풍경, 잔잔한 바다 위에 배 하나, 둘 떠 있는 모습에 눈이 한참을 머무른다. 한진포구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배경이기도 하며 한진포구를 둘러보고, 심훈 기념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진포구 충남 당진시 송악읍 한진리 95-14
안경잡이 신사가 친구와 걸어가다가 앞에 가는 순경의 볼기짝을 툭툭 건드렸다. 순경은 누가 건드리는가 하고 돌아보았으나 그런 장난을 했을 성 싶을 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아무리 돌아보고 살펴봐도 안경 낀 점잖은 두 신사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한 번은 술기운에 종로를 거닐다가 파출소 앞에 보초 선 순사의 모자를 벗겨 냅다 도망쳐 소동을 빚었다. 그 순사는 뒤쫓아가서 모자를 찾긴 했지만 신문기자에다 경찰 출입기자라는 직함 때문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단지 ‘골려주기 위해서 그랬다’라는 말을 하는 이 사람은 기자 시절의 심훈으로 그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일화이다.
심훈기념관은 일제강점기 소설가이자 시인, 영화인이었던 심훈의 대표적 농촌계몽소설인 ‘상록수’를 집필한 당진 필경사 일원에 그의 향일 및 계몽정신을 후세에 선양하고자 건립하였다. 그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각종 전시물 그리고 유품이 있는 곳이다.
경성고등보통학교 3학년이었던 심훈은 맨 앞에서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일경에게 체포되고 학교로부터 퇴학 조치를 당했다. 당시에 회유 정책으로 20세 미만의 학생들에게는 “다시 독립운동을 할 터인가?” 물어보아서 안 하겠다고 대답하는 학생은 석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심훈은 자신의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하면서 “일본이 내 목을 이렇게 잘라도 죽기까지는 독립운동을 하겠오.”라고 하였다. 결국 <보안법 및 출판법 위반>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고 옥고를 치렀으나 옥중에서도 민족독립을 향한 결의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 기자시절의 심훈
▲ 심훈선생이 집필할 때 사용했던 책상
1932년 부모님이 살고 있던 당진으로 이사하여 심훈 문학의 산실인 필경사를 짓고 농촌 자활을 통해 이 땅의 희망을 찾는 노력(문맹퇴치와 생활개선 운동)을 한다.
‘그날이 오면’ 이 대표적인 시와 '상록수' 만으로 얕게 알고 있었던 분을 조금은 더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다시금 천천히 읽어 본다.
멋진 풍경과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의 야외 공간은 심훈기념관, 상록수문화관, 필경사로 이루어져 있다.
심훈은 서울에서 부친이 살고 있는 이곳으로 내려와서 여러 작품을 집필했고 1934년 독립하여 직접 설계하고 지은 집이 필경사이다. 붓으로 농사를 짓는다라는 뜻의 필경사, 혼란한 시기였지만 참 멋있는 분인 것 같다.
당진 필경사는 송악읍 상록수 길에 위치하여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겸사겸사 아이들과 둘러보기 좋은 문화유적지인 것 같다.
심훈기념관 충남 당진시 송악읍 상록수길 105
관람시간
하절기(3월~10월) 오전 9시 ~ 오후 6시
동절기(11월~2월) 오전 9시 ~ 오후 5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 추석, 설날(3일간) / 1월 1일
문 의 041.360.6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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