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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의 초야에 묻혀 있는 대금 연주-제작 명인

청양군 향토유적 제 10호 대금장 우종실 선생님

2014.03.03(월) 15:18:06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그동안 도민리포터는 충청남도에 계신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 선생님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무형문화재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와 충청남도지정 무형문화재로 나뉘는데 거기에 더해 대한민국 산업기술 명장 인증을 받으신분들까지 함께 취재해서 기사를 썼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국가지정 또는 충청남도지정 무형문화재가 아닌 군(郡) 지정 향토유적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군지정 문화유산중 이렇게 대금을 만드시는 분은 장소나 물건이 아닌 사람인데 문화재가 아닌 ‘유적’이라고 표기하길래 약간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행정기관에서 그렇게 정한 것이니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청양군 향토유적 제10호 대금장 우종실 선생님 자택

▲ 청양군 향토유적 제10호 대금장 우종실 선생님 자택


충청남도 청양군 청남면 중산리에는 전통적으로 대금을 제작해 오신 청양군 향토유적 제 10호 대금장이신 우종실 선생님이 계십니다.
 

양지바른 뜨락 평상에 앉아서 대금을 만들고 계신 우종실 선생님

▲ 양지바른 뜨락 평상에 앉아서 대금을 만들고 계신 우종실 선생님



우종실 선생님은 대금을 만듦에 있어 제작방식이 전통적 기법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대금뿐만 아니라 단소도 함께 만들고 계십니다.



마당 뜨락 양지바른 곳에 들마루를 깔아 놓고 중절모를 쓰신채 대금에 칼집을 내면서 만들고 계신 손놀림에서 장인의 혼이 나오는 듯 합니다.
 
어릴적 강백천 선생님의 제자이신 송부억 선생님으로부터 대금을 배우기 시작하여 수십년째 민요, 시조, 대금연주를 해오신 국악계의 원로이자 대명인이십니다.
 

우종실 선생님께서 만드신 대금들

▲ 우종실 선생님께서 만드신 대금들


먼저, 대금이란 어떤 악기인지 설명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요즘 기타나 드럼, 바이올린은 알아도 대금, 가야금, 단소 같은 우리의 전통 악기는 말로만 들었지 잘 모르잖아요.
 
“대금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악기의 하나예요. 일명 저 또는 젓대라고도 불러요. 대금은 죽부(竹部) 혹은 공명악기(空鳴樂器)에도 드는데 가로로 잡고 부는 횡적의 일종입니다. 대금의 음률을 조정하기 위해서 구멍을 뚫고 엷은 갈대청으로 덮어서 그 울림으로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연주자가 취구에 김을 넣는 정도에 따라서 저취, 평취, 역취로 구분해요. 대금은 두 옥타브와 완전5도의 넓은 음역의 소리를 내는 관악기여서 피리와 함께 합주 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다. 특히 합주를 시작하기에 앞서 대금 연주자가 먼저 임종 소리를 내서 그 소리에 맞추어 다른 악기들이 조율하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대금의 구멍을 보여주십니다.
이 구멍들을 통해서 대금의 고유한 소리가 맑고 청아하게 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이곳이 소리의 울림을 내어주는 갈대 잎으로 막은 곳입니다.
회색빛 얇은 막, 저것이 갈대 잎을 쪼개어 덧댄 것인데 무척 정교합니다.
 

대금, 중금, 소금 3종류의 대금

▲ 대금, 중금, 소금 3종류의 대금


대금의 종류는 중금, 소금 이렇게 3종류로 나뉜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3종류로 나뉜 대금을 바닥에 펼쳐 보여주십니다. 저도 대금이 이렇게 나뉘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대금중에 정악대금과 산조대금(일명 시나위젓대)이 연주되고 있는데 정악대금은 향피리와 함께 합주때 중요한 선율악기의 하나로 연주되고 있고, 또한 정악대금과 산조대금은 독주악기로 연주되고 있어요. 그리고 대금은 신라 사회에서 널리 연주됐던 신라 삼죽의 전통은 고려왕조에 그대로 전승됐는데 궁중 밖의 고려사회에서 대금은 중금과 함께 널리 연주됐다는 사실이 고려가요 한림별곡의 노래 가사에 나옵니다. 그게 조선때까지 이어져 향악 연주뿐만 아니라 당악 연주에서도 중요한 관악기로 연주됐어요. 악학궤범 알죠? 거기에도 대금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금 악보

▲ 대금 악보


우종실 선생님이 대금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시면서 대금을 집어 드십니다. 그리고 절더러 방으로 가자고 하시더니 이내 악보를 보여주시면서 대금 연주를 선보이십니다.
 

대금 연주

▲ 대금 연주



“어때요? 대금 소리 맑고 좋죠? 내가 대금을 연주하는 것은 대금을 만들기 위함이었고, 대금을 만들려면 대금 연주는 필수예요. 대금 소리를 들을줄 알아야 악기를 만들지요. 이 악기가 과연 올바른 소리를 내는지 악기를 다룰줄 알아야 파악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젠 대금 만드는 일뿐만 아니라 대금 연주도 제법 해요”
 
하지만 선생님의 ‘제법 해요’라는 말씀은 거짓말, 즉 지나친 겸손이셨습니다.
제가 아는 우종실 선생님은 대금 명창이시기도 합니다.

즉 전통기법으로 대금제작을 하는 향토유적일뿐만 아니라 대금 연주에도 대단히 조예가 깊기 때문에 대금이 포함된 국악연주는 물론이고 무형문화재 축제 행사 등이나 방송사의 연주 요청 등을 받고 직접 나가 대금 산조 가락을 들려주시는 대금 산조 명인이십니다.
 
여기서 살짝 드는 궁금증.
“제 식견으로는 선생님의 대금제작 기법이나 연주 실력이시면 청양군 향토유적이 아니라 충청남도지정 문화재가 되시고도 남을만 한듯 한데 그쪽에는 혹시 노크를 안해보셨는지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고 안되고 하는 그 자체가 무조건 중요하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래도 지정문화재로 등재 되시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 되기 때문에 후계자를 육성할수 있고, 또한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이렇게 대금제작 같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할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도민리포터 나름대로의 논리적인 설명과 의견을 말씀 드렸지요.
 
그러자 선생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대답해 주십니다.
“음...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고... 한두번 도지정 무형문화재 등재 신청을 하긴 했었어요. 그런데 이게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고 여간 어려운게 아니에요. 그렇다고 거기에만 매달릴수가 없어서 그만....”
 
선생님께서는 타이밍을 놓치셨다고 하셨는데 아무튼 앞으로도 더 준비하셔서 꼭 지정 무형문화재가 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전통기법으로 대금을 만드시는 이 문화유산의 대가 끊기지 않고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하면서 지속되기를 함께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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