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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읍성에서 숨은 봄 찾기

2015.03.31(화) 21:43:28모모(wonderfulhy@gmail.com)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 서산 해미읍성을 찾았습니다. 해미읍성은 다양한 체험과 즐길거리로 가족과 연인, 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요. 제가 갔던 날은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 해미읍성을 천천히 여유롭게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해미읍성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작년 여름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형물입니다. 아이의 손을 꼭 잡은 조형물을 보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한국 주교단에게 세월호 문제는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다던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사실 해미읍성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곳인데요. 조선시대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읍성으로 일반적으로 산과 강을 끼고 건축된 성들과 달리 평지에 만들어진 드문 형태이기도 하고, 천주교 순교 성지로 슬픈 역사가 깃들어있는 곳이기도 하죠. 복자상 뒤로 보이는 키 큰 회화나무는 실제로 천주교 박해로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죽어간 나무이기도 한데요. 눈앞에 숨 쉬고 있는 지난 역사를 보는 일은 조금은 힘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바로 아는 일이야 말로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 날 해미읍성에서는 봄맞이를 위해 분주히 준비하는 손길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언제 와도 깨끗하고 쉬기 좋은 환경이 결코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니란 걸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조용히 혼자서 왕골 돗자리를 만들고 계시던 할아버지께서는 이 방을 채울만한 크기의 돗자리를 만들려면 15일이 걸린다고 하셨는데요. 할아버지의 봄은 왕골 돗자리와 함께 천천히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지난 겨울 바람에 훨훨 날았던 연은 나무 꼭대기에 걸려 봄바람에 춤을 추고, 부지런한 꿀벌은 제일 먼저 핀 산수유꽃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전통놀이 도구들은 찾아와 놀아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단해보이기만 하는 성벽에도
 

 
  따뜻한 봄이 빼꼼히 머리를 내밀었습니다.




 


  과거에 적군과 아군이 싸우던, 천주교 박해의 슬픈 역사가 있는 해미읍성이 지금은 역사체험의 장이자 가족과 연인, 학생들의 평화로운 나들이 장소가 되었습니다. 역사와 놀이, 수많은 이야기가 있는 해미읍성으로 숨은 봄을 찾으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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