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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생명을 소생시킨 봄빛 닮은 '공주황새바위 순교성지'

2021.04.22(목) 11:14:23엥선생 깡언니(jhp1969@naver.com)

공주공산성 서문인 '금서루' 풍경
▲ 세계문화유산인 공주공산성(공주시 금성동53-51) '금서루' 전경

산수유, 목련, 매화, 개나리, 벚꽃....
다음 계보를 잇는 봄꽃 주자는 아마도 '영산홍'과 '철쭉'인가 보다. 눈길 닿는 곳마다 영산홍과 철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사적 제12호인 '공산성'의 금서루 일대는 공주에서 철쭉 예쁘기로 소문난 곳이다. 길가나 화단에 흐드러지게 핀 영산홍을 발견하고, 때를 놓칠까 싶어 서둘러 금서루로 달려가 봤다. 기대와 달리 이곳은 이제 막 철쭉이 피기 시작하여 절정을 보려면 며칠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모처럼 꽃구경을 나왔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엔 아쉬움이 남아서 인근의 다른 봄꽃 맛집을 물색해봤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천주교 순교성지 '공주 황새바위'를 떠올리고 서둘러 이동했다.


▲ '순교자 광장' 오르는 길 전경:충청남도 기념물 제178호인 '공주 황새바위' 천주교 순교 유적은 공주시 왕릉로 118에 위치해 있다.

예상대로 정문 입구에서부터 홍철쭉과 영산홍 로드가 그야말로 장관이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지만, 장소가 지닌 의미가 남달라 순례하듯 조용히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순교자의 모후(성모광장) 가는 길
▲ 성모상 있는 작은 광장으로 가는 길

여느 때라면 '순교자 광장'으로 난 돌계단을 올랐을 텐데, 이날은 성모상이 있는 작은 광장으로 이어진 꽃길에 홀려 행선지를 달리했다.

성모광장 전경

성모광장 전경과 기도하는 소녀상
▲ 성모상이 있는 작은 광장 전경과 기도하는 소녀상

몇 주 전이라면 벚꽃 병풍을 둘렀을 성모상이 있는 광장이다. 4월, 이곳은 영산홍과 라일락꽃 꽃내음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성모상 앞에 다다르자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몸이지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모든 사람이 꽃길만 걷도록 간절한 바람을 고하고 왔다.





성모 마리아와 예수님의 일대기를 연번을 매겨 조형한 부조물은 영산홍과 홍철쭉으로 화환을 두른 듯 둘러싸여 있다. 그 분위기가 자못 경건하다.



열두 개의 빛돌
▲ 열두 개의 빛돌 사이로 영산홍이 엿보인다.

성모상이 있는 광장 계단을 올라 오른쪽으로 도니 '순교자 광장'이 나타난다. 정면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채 돌기둥 여러 개가 놓여 있다. 열두 개의 빛돌은 열두 사도를 의미함과 동시에 무명의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비석이란다.

무덤 경당
▲ 무덤 경당

죽음과 부활이 공존한다는 '무덤경당' 주위에도 영산홍과 홍철쭉이 피어 있다. 무덤경당은 천주강생 2012년 로사리오 성월에 세워졌다고 한다. 죽음의 고통과 슬픔을 넘어 부활의 기쁨과 영광이 기다리는 곳에 서 있으니, 자연의 이치와 참 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교탑
▲ 순교탑

공주 교동 천주교회에서 순교자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한국교회 200주년이 되는 해에 세운 '순교탑'을 마지막으로 돌아보고 귀갓길에 올랐다.

성당
▲ 성당

2년 전 여름, '공주 황새바위 순교성지'를 돌아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인 힘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한 일이 있다. 그 이후 근처를 여러 번 지나다녔어도 성지 안으로는 발을 들이지 않았었다. 다행히 올해는 화사한 봄이 주는 밝은 기운을 빌려 공주 황새바위성지의 순교자 광장까지는 무난하게 돌아보고 올 수 있었다. 어쩌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에 순교자들의 꽃이 활짝 핀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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