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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사색 당진 버그내 순례길 ‘합덕성당’

이국적 분위기의 한국천주교회 발상지적 역할

2019.09.19(목) 00:41:03하늘연달열이레(msy.sm94@gmail.com)

한여름 폭염에 이어 가을장마가 한차례 지나더니 어느 때보다 사색하며 산책하기 좋은 청명한 초가을하늘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믿음에 대한 박해를 이겨내고 거룩한 순교의 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곳 당진 버그내 순례길의 합덕성당을 찾았습니다. 순교지보다는 KBS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촬영지로 더욱 유명한 이곳은 파란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이국적 분위기를 담으려는 출사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합덕성당 전경1.
▲합덕성당 전경1
 
합덕성당 전경 2.
▲합덕성당 전경 2
 
합덕성당 전경3.
▲합덕성당 전경3
 
‘버그내’라는 명칭은 원래 당진시 합덕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옛 지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조선시대 큰 장이 형성돼 인근 경제와 문화교류의 거점이었습니다. 한국천주교회의 초기 포교활동은 내포에서 가장 활발하게 펼쳐졌는데, 지역 문화교류의 중심인 버그내는 자연스레 한국천주교의 발상지적 역할을 맡았고 신앙의 박해를 이겨낸 성지가 되었습니다. 버그내 순례길은 솔뫼성지에서 시작해 합덕성당, 합덕방죽, 원시장·시보 형제 탄생지, 무명 순교자의 묘역을 거쳐 신리교우촌에 이릅니다.
 
합덕성당의 종탑.
▲합덕성당의 종탑1
 
합덕성당과 종탑2.
▲합덕성당의 종탑2
 
이 가운데 합덕성당의 역사는 한국천주교회와 그 궤적을 함께합니다. 대전교구 최초의 성당 가운데 하나로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적 역할을 했고, 지금도 충남도 문화재(기념물 제145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조-불수호통상조약(1886년)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는 천주교는 조선에서 가장 왕성한 선교지인 내포지역에 1890년 2개의 본당을 설립했습니다. 양촌(합덕성당의 전신)과 간양골(공세리성당의 전신) 본당이 그것입니다. 양촌본당은 초대 주임신부 퀴를리에(Curlier)에 의해 지금의 합덕성당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본당 위치가 불합리하다 생각한 퀴를리에 신부는 양촌본당에서 북동쪽으로 5km 가량 떨어진 합덕 창말언덕에 450㎡ 규모의 대지를 구입, 1899년 12칸짜리 한옥으로 된 성당과 사제관을 신축·이전합니다.
 
합덕성당 사제관
▲합덕성당 역사관
 
이어 7대 주임신부인 페랭(Perrin)은 주변 토지를 추가 매입하고 새로운 합덕성당에 착공했고 1929년 아드리아노 주교에 의해 완공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낮은 언덕 위에 벽돌을 이용해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합덕성당은 정면의 종탑이 쌍탑인 것이 특징입니다. 2개의 종탑은 그리스도의 신성(神聖)과 인성(人性)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합덕성당 종탑 2개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상징한다.
▲합덕성당 종탑은 2개로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상징한다
 
외벽은 붉은 벽돌로, 창 둘레와 종탑의 모서리는 회색벽돌로 쌓았습니다. 창 아래와 종탑 면은 회색벽돌 마름모형으로 장식했습니다. 3개의 출입구와 창들이 모두 무지개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합덕성당의 외벽은 붉은벽돌, 창둘레와 종탑모서리는 회색벽돌로 쌓았다.
▲합덕성당의 외벽과 창틀은 붉은 또는 회색벽돌로 쌓았다
 
129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합덕성당은 교회가 박해를 받을 때 순교지로서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적 역할을 담당한 곳입니다. 순교의 열성은 신앙으로 결실을 맺어져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제와 수도자를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합덕성당 본당 출신 성직자가 33명, 수도자가 80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국적 분위기로 공세리성당과 함께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많이 등장합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100년 가까이 신도들의 손때가 묻은 제대를 중심으로 왼쪽에 예수상이 오른쪽에 마리아상이 있습니다. 제대 위에는 '사람이 만일보천하를 다 얻을지라도 제 영혼에 해를 받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라는 글귀가 옛 한글체로 적혀 있습니다.
  
합덕성당 ▲합덕성당의 내부1
 
합덕성당
▲합덕성당의 내부2
 
합덕성당 고해소
▲합덕성당 내부3, 고해소 전경

합덕성당 성수대
▲합덕성당의 내부4, 성수대
 
합덕성당은 특히 충청과 중부지역의 모본당(母本當)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대전교구 127개 본당의 모체로 공세리 성당과 함께 충청권 최고(最古) 성당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습니다.
 
합덕성당
▲합덕성당 휴게쉼터, 나무 아래 의자는 책을 읽거나 사색하기에 더없이 좋다
 
합덕성당
▲합덕성당의 측면 입구
 
합덕성당 골고다
▲합덕성당 골고다언덕
 
뒤뜰에는 성직자 묘지도 있습니다. 첫 번째 묘지는 이 매스트르(1808-1857) 신부, 두 번째는 항드르(홍병철·1828-1863) 신부, 세 번째는 페랭(백문필·1885-1950)신부, 네 번째는 마르코(심재덕·1908-1945) 신부입니다.

내포의 애환과 진리를 향한 순교정신이 버그내 순례길. 그 순례길을 모두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가을하늘 합덕성당을 찾아 느티나무 아래서 평화로운 사색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합덕성당 성물판매소
▲합덕성당 성물판매소
 
합덕성당
▲합덕성당 순례자의 집
제4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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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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