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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들이 두팔벌려 반기는 계룡산 신원사

연천봉을 잇는 등산로를 따라 가다 만나는 고왕암의 정취

2013.04.05(금) 11:56:01계룡도령춘월(mhdc@tistory.com)


남녘의 꽃소식에 설레는 마음은 잠시의 시간도 집안에서 보낼 수 없게 만듭니다.
꽃소식이 봄바람을 일으키고 만 것입니다.
 
사실 기나 긴 겨울을 보내고 무채색의 대지에서 느껴보지 못한 감동들을 하나 둘 돋아나고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들에게서 받게 되는 시기인 봄은 풍요로운 여름과는 달리 적당한 갈증으로 더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계룡도령이 사는 곳이 바로 충남 공주의 계룡산...
갑사와 신원사의 중간지점 정도에 위치해 있는데 보통의 꽃 소식은 갑사지역이 더 빠르고 다양한 식물군을 보여 주기에 갑사지역은 자주 가지만 이곳 신원사 방향은 더 고즈넉하고 편안하지만 자주 들리지는 않게 됩니다.
 
계룡산국립공원에는 각기 4방향으로 유명한 사찰을 두고 있습니다.
 
그 중 한 곳, 상신리 쪽의 절은 무너져 사라져버리고 터만 남아 있고, '춘마곡 추갑사'라 불리며 계룡산 최고의 명찰로 통하는 갑사와 봄이면 화려한 벚꽃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도시와 가까운 동학사 그리고 논산에서 가까운 비교적 교통이 불편한, 그래서 더욱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여 고즈넉한 신원사입니다.
 
신원사는 갑사, 동학사와 함께 계룡산 3대 사찰 가운데 하나이며 규모면에서는 가장 작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문화유적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중악단 맞은편에 있는 고려 때 것으로 추정되는 5층석탑입니다.
이 5층석탑은 1975년 이루어진 해체 복원시 1층 탑신의 사리공에서 사리구를 비롯, 중세 중국의 동전과, 황유(黃釉)·주자(注子)·사리병 등이 발견되어 그 가치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작정하고 신원사 방향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이제 4월로 접어들어 대지에는 물이 가득 올라 갖가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데 신원사 대웅전 마당에는 꽃이 하나도 피지 않은 것 같아 보일 것입니다.
^^

 

절대 아닙니다.
^^

수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소박하면서도 오목 조목 아늑한 신원사의 뜰에는 지금 한껏 봄빛으로 치장을 하고 있습니다.
 
신원사의 주차장 한켠에는 이미 핑크빛의 화관을 열고 방문객을 반기고 있고, 크고 화려한 꽃으로 사랑받는 모란이 붉은 잎몽오리를 올리고, 봄바람에 흔들리며 손짓하는 앙증맞은 봄까치꽃, 붉디 붉은 꽃으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백꽃도 꽃멍울을 티우려 합니다.
 

  
아직은 덜 펼쳐져 마치 쏟아지는 팝콘 같은 모습의 목련이 보이고,
 

 
만개하여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목련이 있기도 합니다.
 

 
대웅전 뒤로는 진정한 봄의 전령이라할 수 있는 고고한 향기로 사랑받는 매화가 하나 둘 피어 나는데 겹홍매화를 비롯한 청매와 홍매가 가득 피어 있기도 하구요.
 

  
벌과 나비를 부를 매화는 신원사 경내를 비켜 조금 걸으면 나오는 이쁜 꽃색시들이 중악단을 넘겨다 보고 있습니다. 
 
신원사에 위치한 중악단(中嶽檀)은 고종 때 묘향산 (상악)·지리산(하악)과 함께 삼악(三嶽)의 하나로서 중악단으로 이름을 바꾸어 불려지고 있으며 예로부터 하늘에 지내는 제사, 국행제가 열렸던 유서 깊은 곳으로 계룡단으로 불리던 곳입니다.
 
특히 계룡산에서 개최되었던 하늘에 올리던 제인 계룡산신제의 형태가 고대에는 우리의 전통인 무(巫)의 의례로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무와 유교의 혼합형식 의례로 조선시대에는 유교식 의례로 치러지다가 효종 2년(1651년)에 폐지됐으나 조선 말 고종 16년(1879년) 명성황후가 재건하여 불교식으로 봉행하던 계룡산신제는 일제 때 또 다시 맥이 끊겨 사라졌다가 1998년부터 유·불·무 세 가지 형식으로 매년 산신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4월 말경에 성대히 치뤄질 예정이라니 기대가 무척 큽니다.
^^
 

  
중악단을 돌아 조용한 산길을 오르면 소림원, 금룡암, 보광원[암]을 거쳐 개울을 건너면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고왕암입니다.
 
일반적으로 산행을 할 때에는 신원사주차장 - 신원사 - 고왕암 - 연천봉 - 관음봉 - 자연성릉 - 삼불봉 - 금잔듸고개 천진보탑 - 갑사 주차장 으로 가거나 아니면 삼불봉에서 남매탑을 거쳐 동학사로 가는 것이 보통인데 그 산행길이 너무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전국에서 무속적 기운이 가장 강한 산이어서 곳곳에 보이는 정성을 다해 쌓아 올린 흔적들도 눈에 자주 뜨이지만 낮은 키로 하늘을 이고 있는 갖가지 야생화들의 모습은 진정한 평화를 가슴에 남겨 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멍울을 터트리려는 진달래...
키 큰 나무들 때문에 대부분 사라져 버렸지만 진정한 봄의 느낌은 아무래도 온 산을 불태우는 듯 붉게 피어난 진달래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안타깝께도 수목이 우거지면서 진달래는 희귀 식물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현호색과 길마가지나무의 꽃, 생강나무의 노오란 꽃을 보며 한걸음 한걸음 발길을 내디디면 어느새 신원사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암자로 계룡산국립공원의 연천봉으로 오르는 탐방로와 연결되어 있고 기암과 계곡이 어우러져 멋드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고왕암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사실 고왕암은 신원사에서 고왕암으로 오르는 극락교를 건너 산책하듯 오르는 거리 정도인지라 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고 그 계곡에는 명상이나 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되기도 합니다. 
 

 
고왕암은 부여에서 나당연합군을 피해 온 왕자가 7년간 머물던 암자이기에 묵을 '古(고)' 자를 써 고왕암이라 이름지어졌다고도 하고,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새로운 도읍지를 찾던 중 머물렀다 하여 고왕암이라고도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사실 계룡산은 고려 태조 이성계와의 많은 일화들이 전하는 산이기도 합니다. 

고왕암에는 특별한 마애석불이 있으며, 유독 계룡산에 많이 전해지는 원효대사와의 인연 때문인지 큰 바위틈의 협굴에는 원효굴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기도 합니다.
 
고왕암의 법당 뒤로 돌아가면 자그마한 샘이 하나 있습니다.
석간수가 고이는 곳으로 고왕암을 오르면 느꼈을 갈증을 한번에 해소해주는 아주 맑고 시원한 물입니다.

이 석간수를 한잔 시원하게 마시고 돌아 서려는데 공양간에서 구수한 밥냄새가 흘러 나옵니다.
마침 점심공양시간...
냉큼 달려가 공양을 청하니 마음씨 좋아 보이는 공양주보살께서 환히 웃으며 반겨줍니다.
^^
 

 
정이 가득 담기고 시골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된장국과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만든 깔끔한 맛의 반찬과 함께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든든한 기운으로 무장하고 고왕암을 세세히 둘러 보았습니다.
 

 
고왕암은 암회색의 커다란 암벽 앞에 법당이 서 있고 앞은 화살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시윗대로 둘러싸여 있으며 내려다 보면 멀리 논산과 공주 일원이 한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멸망한 백제의 역사를 생각하며 멀리 논산벌을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라 하겠습니다.
   
이번 주말...
신원사와 고왕암을 아우르는 계룡산은 봄으로 활짝 피어 새단장을 할 것 같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의 계룡산 나들이를 양팔 벌려 반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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