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조와 만조, 물때를 알고 가야 하는 것이 필수인 절이 서산에 있다. 바닷길이 열려 허락되었을 때만 들어갈 수 있는 풍경이 이색적인 절, 간월암이 그곳이다.
암자 전체가 간월도인 간월암, 이색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이다.

예전 10여 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찾았던 기억이 있었다가 이번에 문득 다시 생각이 나서 찾아가 보게 되었다. 해안가에 있는 다른 사찰도 가보긴 했지만, 또 다른 멋의 사찰이다.



서산 간월암으로 오는 동안에는 비가 생각보다 많이 와서 걱정되기도 하였으나 다시 조금은 다행히 소강상태가 되었다. 



우리는 주차를 하고 간월암을 향해 걸어갔다. 비는 많이 그쳤으나 바람은 아직까지도 너무나 막강했다. 우산이 뒤집힐 정도여서 쓰지 않는 게 나을 정도였다.

반려동물 출입금지, 일회용 컵 반입금지
간월암을 출입할 우리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다.





간월암 들어서는 문을 향해 걸어가며 보인 것.
순간 웃음이 피식 나긴 했지만, 웃을 일 만은 아니었다.
이렇게 금지 표시를 해 놓기까지 메꿔 놓은 돌을 빼서 돌탑을 쌓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기본적인 매너만 지켜도 서로 서로 좋을텐데 말이다.







평일이었고, 오는 길에 비가 많이 와서 인적이 드물어 고요하다. 하지만 바람과 파도 만큼은 고요하지 않다.



간월암은 과거 피안도 피안사로 불리며 밀물 시 물위에 떠 있는 연꽃 또는 배와 비슷하다 하여 연화대 또는 낙가산 원통대라 부르기도 하였다.고려 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 하여 암자 이름을 간월암이라고 하고 섬 이름도 간월도라고 하게 되었다. 무학대사의 득도처였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대사가 태어난 곳이 간월암에서 멀지 않은 충남 서산시 인지면 모월리이기 때문이다.

이후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간월암에 폐사 되었던 것을 1941년 만공 선사가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만공선사는 이곳에서 조국해방을 위한 천일 기도를 드리고 바로 그 이후에 광복을 맞이하였다고 전한다.
 



▲ 산신각


▲ 용왕각


▲ 관음전



평일이라 한적하긴 했으나 바람이 거세어 조용히 거닐며 간월암을 누릴 새는 없었다. 그 점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여행에 대한 갈망이라던지, 조금은 새로운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은 가까운 충남 서산에서 꾹꾹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작은 틈새에서 피어난 꽃, 비에 젖어 촉촉한 모습마저 예쁘다.


▲ 종각









간월암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목에 있는 글귀.
마음먹기에 따라 늘 극락일 수 있는 지금 그리고 현재, 여기 간월암이었다. 



물때를 맞춰 우리는 간월암 꼭 들어가고 싶어! 하고 열심히 서산을 향해 와서 간월암을 다 둘러보고 나니 만조 때 와도 너무 멋있을 것 같은 풍경이다. 사람 욕심은 참 끝이 없다.

다음 기회에 만조 때 다시 발걸음을 해 봐야겠다. 


대한불교조계종 간월암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1길 119-29
문의. 041-668-6624
 * 방문일. 2024.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