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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계룡산 갑사

2020.04.01(수) 01:29:11오르페우스(poet31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사진

'춘마추갑'이란 말이 있습니다. '봄에는 마곡사, 가을에는 갑사의 풍경이 으뜸'이라는 뜻입니다. 기다리던 봄이 왔으니 마곡사에 가는 게 맞겠지만 저는 갑사를 찾았습니다. 펼쳐든 책에 '견지망월(달을 보라고 손으로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라는 화두가 갑사로 발길을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화려하게 만발하는 꽃에 넋을 잃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갑사행은 봄꽃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사진
 
흰소를 찾아 떠나는 십우도의 소년처럼 저도 계룡산 갑사에서 봄꽃이 피는 첫 자리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조심스레 되밟으며 갑사의 경내에 첫발을 내딛는 시간, 하늘을 뒤덮은 고목들의 가지가 하늘을 가리키는 손가락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과연 견지망월의 화두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사진
 
사람들이 계룡산 갑사를 찾는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누구는 사찰을 구경하러, 또 누구는 등산 코스의 하나로, 그리고 누군가는 저처럼 어떤 목적을 갖겠지요. 학창시절 은사님은 바라는 것을 찾고자 할 때는 "애써 보려 하지 말고 귀를 기울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갑사로 가는 길, 저는 발걸음의 속도를 늦춰 가며 앞서고 뒤따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봤답니다.
 
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사진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에 다다랐을 때였습니다. 뒤에서, "저기가 사천왕문이야. 이제 다 왔어.",라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아이와 함께 갑사를 찾은 부모는 한참을 걸어야 하는 아이의 칭얼거림을 달래며 말했습니다. 그 말속에는 제가 찾고자 하는 어떤 가르침이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사찰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신 곳을 지나야 진정한 부처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사진
 
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사진
 
갑사의 대웅전 앞뜰에 도착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는 연등이 경내에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염화미소'의 가르침을 까맣게 잊고 붉게 피어난 홍매화에 취해버렸습니다. 부처가 불법의 진리를 가르쳐주기 위해 연꽃을 들어 보인 것을 가섭존자만 알아보고 미소를 지었다죠. 저는 '염화미소', '이심전심'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달을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바라본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사진
 
우리는 늘 눈에 보이는 것을 믿으려고 합니다. 저도 갑사의 경내에 핀 꽃을 바라보며 견지망월의 화두를 풀이하려고 애썼습니다. 봄을 가장 빨리 알리는 나무들은 대부분 잎보다 꽃을 먼저 세상에 보입니다. 아직은 여윈 가지에 피어난 꽃들이 제가 찾는 달의 의미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시적인 것에서 오는 착각일 것입니다.
 
봄날, 견지망월의 화두를 찾아 떠난 여행 사진
 
봄은 어디에서 올까요? 그리고 봄꽃은 어떻게 피어날까요? 화두찾기로 떠난 갑사 여행에서 저는 골똘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내에 걸린 연등과 막 피어나기 시작한 봄꽃을 바라보며 제가 찾는 화두의 답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갑사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대웅전 주련과 마주했습니다. "수견제근동(비록 모든 움직임이 보일지라도) 요이일기추(요컨데 단번에 뽑아버릴지이다)"라는 말씀입니다. 그 곁에 연꽃 한 송이가 계절을 잊고 피어 있었습니다.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날 수 없었는데요, 저는 화두찾기에 성공했을까요?

계룡산 갑사
-소재: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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