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쯤이면 추사고택 앞에 수국이 핀다 해서 찾아가봤습니다. 아쉽게도 수국은 심은지 얼마 안된 어린 것들이라서 그런지, 아직 피지 않은 것인지... 2주전 방문했을 때와 그닥 다르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간간히 핀 작은 수국이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추사 김정희 고택은 충청남도지정 유형문화재 제43호 입니다. 조선후기 삭자이자 서화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이 태어난 곳이죠. 주변으로는 김정희기념관, 100년 된 백송, 화순옹주의 홍문, 김정희선생의 묘역 등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수국은 거의 피지 않았지만 초록으로 물든 고택도 멋스럽습니다. 사실 이곳은 봄에 피는 목련, 벚꽃, 살구꽃, 수련풍경이 화려해 가장 유명한 곳인데요.
여름, 가을, 겨울에도 고즈넉한 고택과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자연풍경이 멋진 곳입니다.
사계절 아름다운 예산 추사고택은 제가 충남 여행지 중에서도 자주 찾는 곳인데요. 여름의 모습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고택은 김정희선생의 증조부 월성위 김한신이 조선21대 임금 영조의 딸인 화순옹주와 혼인한 뒤 용궁리 일대를 하사받으며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건축 당시는 53칸 규모였지만 현재는 안채, 사랑채, 사당 등의 일부만 남아있습니다. 고택 입구에 있는 문화해설사에게 요청하면 고택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봄에 핑크빛으로 겹겹이 피었던 살구꽃은 이제 주홍빛의 살구가 되었습니다. 살구가 생각보다 정말 실하고 많이 달려서 놀랐습니다. 탐스러운 살구를 보니 어렸을 때 동네 친구들과 놀러 다니며 살구며 앵두를 따 먹던 추억도 떠오릅니다.
고택과 우물을 이어주는 쪽문쪽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이 나무도 봄이면 꽃을 피우는 나무인데, 지금은 초록의 풍경이 반겨줍니다. 싱그러운 초록과 기와의 풍경도 참 잘어울리는 듯 합니다.
수국을 보러 왔다가, 수국이 피지 않아 약간 실망할 뻔 했지만, 싱그러운 여름 고택도 아름다워 위안을 삼고 있었는데요. 쪽문을 통해 우물을 지나 오면 만나는 관리동에 능소화가 정말 아름답고 예쁘게 피어잇었습니다. 이 관리동은 관리하시는 분들이 거주하시는 곳이기 때문에 내부 출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밖에서 담벼락을 볼 수는 있었는데요. 돌 담에 흐드러지게 핀 주황색의 능소화가 정말 예뻤습니다.
올여름 능소화가 예쁘게 핀 곳을 제대로 못 봤는데, 이곳에서 기와 담장과 화려하게 핀 능소화를 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여름이면 끈적이고 무더운 날씨에 불쾌 지수도 올라가고 쉽게 지치기 마련인데요.
그 뜨거운 여름 안에서도 이렇게 싱그럽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자연이 대단하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생생한 여름 풍경을 보면 무더위도 잊혀지는 듯합니다.
관리동 밖에서 바라보는 담벼락이 예뻐서 한참을 능소화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뒤로는 김정희 선생 묘역이 있고 백송 쪽으로 향하는 꽤 긴 산책로도 있으며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잠시 들러 산책도 하고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도 보내고, 주변 볼거리도 꽤 있는 곳입니다. 예산 추사 김정희 고택의 여름 풍경 보시고 싱그러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