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마을 공주시 상왕동에 위치한 용문서원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초려 이유태 선생이 말년에 거주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여생을 보낸 곳인데요.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 제 390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이유태는 조선 현종 때의 학자로서, 사계 김장생에게 학문을 배웠으며 예학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학문으로 명성이 높아 인조 때 세자의 사부를 지냈고, 이조참의, 승지, 대사헌 등을 지내는 동안 국정을 운영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유태의 본관은 경주로 충남 금산 출생이며, 조선 중기에 송준길, 송시열, 윤선거, 유계와 함께 소위 충청도 산림오현(山林五賢)으로 손꼽혔습니다. 이곳은 1663년에 사송서재(四松書齋)와 함께 세운 사립교육기관으로서 이곳에서 수백 명의 문인(門人)을 육성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원래 명칭은 용문서재(龍門書齋)이며, 지금의 용문서원은 1977년 국가의 지원을 받아 고택과 함께 복원한 것입니다.
강학 공간 위쪽으로 계단을 따라서 올라가면 내삼문이 있고 그 안에는 초려 이유태 선생을 배양한 사우인
명덕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밖에서 보는 서원은 단조로와 보였는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생각 외로 넓고
조경도 잘 되어 있습니다. 새싹이 나오고 꽃이 활짝 피는 시기에 찾아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문서원은 사우 6칸, 신문 1칸, 좌우 협문 각 1칸, 장서각 6칸, 동재 6칸, 유물 전시관 8 칸, 강당8 칸, 고사 1칸, 대문 3칸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나다. 용문서원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고택이 있고, 오른쪽에는 용문서원의 전통을 잇기 위하여 부설로 세운 공주전통문화교육원 건물이 있습니다.
용문서원 입구 바로 앞에는 주차장이 있고 정문은 잠겨져 있습니다. 왼쪽으로 한바퀴 돌아보려고 올라가는데 쪽문이 열려있어요. 다행히 쪽문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용문서원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징원당(徵遠堂)이 있고, 왼쪽에 장서각(藏書閣)이 자리하고 있습니다.징원당은 초려 이유태의 유고와 유물 등이 관리되고 있다고 합니다.
용문서원은 조경도 잘 조성 되어 있는데요. 푸른 소나무들과 오래된 향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존성재는 서재로 자기성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입니다. 조선시대 학문을 연마한 유생들의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저 멀리 나무에는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 고즈넉한 용문서원은 화려하지도 않고 소박하고 단아한 느낌입니다.수수한 우리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이 전해집니다.
징원당 맞은편에는 장서각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유태 선생은 숙종 대에 복상문제로 2차 예송 논쟁이 벌여졌을 때, 남인의 배척으로 유배되었다가 이 후 이곳 중동골에 거주하였고 이조판서로 추증 된다고 합니다. 봄기운이 가득한 시골풍경도 즐기면서 옛 선현들의 발자취를 용문서원에서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