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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천년의 꿈’으로 가는 ‘백년의 힘’

‘예술꽃 씨앗학교’ 논산시 연산초등학교를 걷다.

2021.10.01(금) 15:07:03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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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산초등학교 담벽의 예술작품. 


초등학교 담벼락 아래 심어놓은 코스모스가 바람을 타고 흔들린다. 풀이 자란 담을 따라 타일벽화와 설치로봇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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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담의 로봇설치물

때마다 대추를 사러 연산시장에 왔지만 근처의 연산초등학교에 와보긴 처음이다. 마을을 걷는 동안 달큰한 대추 냄새가 코끝에 감돈다. 작년엔 대추 1킬로그램에 만원이었는데 올해는 거의 두 배가 됐다. 가게주인 말로는 좀 올랐다고 하는데 구입하는 입장에서 ‘좀’은 아니지만 대추는 한 눈에 봐도 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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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산대추, 알이 굵고 실하다.

‘대추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대추는 모든 한약재에 들어가 약의 독성을 완화하고 성질을 조화롭게 한다. 그런 장점을 따져 먹는 건 아니지만 냉동해놓고 필요한 음식에 넣기도 하고 감초를 넣고 차를 만들어 요긴하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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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

대추알을 입에 넣고 주말의 초등학교를 천천히 걸어본다. 그동안 여긴 왜 안 와봤지 싶을 만큼 연산엔 대추시장이나 연산아문, 시민공원 등, 문화와 역사가 드러나는 곳이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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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와 스쿨버스

교문을 들어서자 하늘높이 뻗은 은행나무가지가 사방으로 흩어지는가 싶더니 중심의 한 곳으로 모인다. 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300살이 넘었다. 나무 앞에서는 고개 숙여 인사라도 해야 될 것 같아 잠시 두 손을 모았다. 노릇하게 단풍이 시작되는 은행나무와 신축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교정의 깔끔한 건물들, 그리고 노란스쿨버스가 환하게 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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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5월 연산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비

은행나무 앞에 서 있으니 ‘백년의 힘 천년의 꿈’이 새겨진 우뚝한 비가 보인다. 2012년에 100주년이었으니 100살에 열 살 정도가 더해지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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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산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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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꽃 씨앗학교 지정팻말

연산초등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원하는 문화예술교육 우수학교’인 ‘예술꽃 씨앗학교’란다. 2008년 10개 학교를 선정하여 처음 시작된 예술꽃 씨앗학교는 올해로 13주년이 되었다. 이 사업은 ‘전교생 400명 이하 소규모 학교의 전교생이 문화예술교육을 누릴 수 있는 교육환경을 지원하고,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거점기관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다. 아이들은 코로나19시절에 어떤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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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나무가 있는 교정

"남이 내게 잘하길 바라면, 그들은 나를 싫어합니다. 그러나 내가 먼저 남에게 잘 하면, 그들은 나에게 더 잘해 줍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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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훈이 새겨진 비가 세 그루 향나무 옆에 있다.

향나무 3그루가 나란히 서 있는 끝에서 ‘교훈’을 발견했다. 성실이나 근면, 정직, 협동처럼 단어 하나로 가치를 강조하던 ‘라떼’와 달리 내 이익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내용의 문장으로 된 교훈이다. 이런 교훈아래 좀 더 자유롭고 반의 개성이 드러나는 각 학급의 급훈이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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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나무가 있는 연산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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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수로 지정된 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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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결따라 모아진 이파리가 아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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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살이 넘은 향나무

조금 더 걷다보니 병설유치원이 있는 곳의 또 다른 향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은행나무처럼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200살이 넘은 향나무다. 초등학교 시절, 새 연필을 깎을 때 났던 향나무냄새가 그윽하게 풍길 것 같은 느낌. 그림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향나무의 자연스럽고 아정한 자태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물 흐르듯 나뭇결을 따라 올라간 끝으로 가지런히 모아진 이파리 끝부분이 참 다소곳하다. 학교안의 향나무는 갖가지 모양새로 일정한 범위에 흩어져 있고 사람의 나이로는 모두 성년을 넘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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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어진 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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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아래 공덕비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가을운동회가 한창일 초등학교. 운동장 골대가 있는 곳에 축구공 하나가 아이들을 기다린다. 내일이면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실어 나르고, 근처 장날의 연산시장엔 나처럼 사람들이 대추를 사러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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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산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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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산초등학교 

계룡산 끝자락, 황산벌에 터를 잡은 연산의 연산초등학교. 학교가 있는 가까이에 연산시민공원을 비롯해 조선시대 연산현의 관아를 출입하던 연산아문이 있다. 객사 터가 있는 뒤쪽엔 역시 시대의 역사를 품은 280여년을 사는 느티나무가 아문을 호위하듯 서 있다. 단풍이 시작된 은행나무와 향나무의 녹색이 더 싱그러운 가을. 공원과 연산아문, 연산시장 등, 연산초등학교 안팎은 전통과 역사의 생생한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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