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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안면도 해안선이 빚어내는 특별한 풍경들

영목에서 아침 일출을, 꽃지에서 저녁 일몰을

2021.06.03(목) 16:29:11 | 나드리 (이메일주소:ouujuu@naver.com
               	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편안하게 잠자는 섬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안면도(安眠島). 안면도는 1638년(인조 16년)에 세곡선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서 남면 신온리와 안면읍 창기리 사이를 운하로 만들면서 태안반도의 안면곶은 섬이 된 것이다. 안면도 해안선의 길이는 120km가 넘고 대부분이 1978년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아름다운 해안 경관과 다양한 지질 및 지형경관 자원이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태안 해안선에는 해식애, 파식대, 해빈, 해안사구, 사취 등이 형성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천혜의 경관 속에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해수욕장까지 특별한 공감으로 함께한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의 산책로
▲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의 산책로

안면도의 하늘에서 거닐고 있는 태양은 특별하다. 아침에는 황금빛 색감으로 자글거리는 태양이 황홀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저녁에는 온 세상을 불태우듯이 붉은빛으로 가득한 태양이 서해의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안면도의 하늘에서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은 편안함이 가득한 축복이다. 태양이 잠든 서해의 바다는 파도소리가 정겹다.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과 속삭이는 바다의 소리는 파도가 만들어가는 오선지의 악보에 따라 다양한 음률로 피어난다.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웅장하게, 그러나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은 태양이 잠든 바다를 깨우지 않는다.

꽃지해수욕장의 바다와 파도
▲ 꽃지해수욕장의 바다와 파도

안면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과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다르다.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은 동쪽에 위치한 천수만 해변이다. 천수만은 약 40km의 길이에 총면적이 380㎢ 이르는 바다이다. 그중에 유명한 장소는 풍기붕어제로 유명한 황도와 안면읍 정당리에 위치한 안면암 그리고 안면도 남쪽 끝에 위치한 ‘영목항’이다. 영목항의 일출은 두 가지 버전으로 볼 수 있다. 한 가지는 선착장 앞에 있는 '추도' 위로 떠오르는 일출인데 그 모습은 얄밉게 떠난 애인이 돌아오는 느낌이다. 또 한 가지는 ‘솔빛대교’ 위에서 바라보는 일출인데 그 느낌은 짝사랑하는 애인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 같다. 이곳 솔빛대교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데 같은 태양을 두 가지 느낌으로 감상하는 영목항의 하늘은 아름답기만 하다.

안면암에서 바라 본 여우섬 일출
▲ 안면암에서 바라 본 여우섬 일출

안면도 일출은 천수만 건너편에 있는 홍선군 ‘오서산’에서 시작된다. 오서산 산등성이를 타고 넘어오는 태양의 모습은 황금빛 곤룡포를 걸친 임금의 걸음처럼 위엄이 있어 보인다. 오서산 정상에서 태양의 황금물결이 천수만으로 흘러내려오는 경관은, 천재 화가가 용암의 물감을 흥건하게 적신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화가의 붓은 황금빛이 풍부한 색감으로 섬세하면서도 과감하게 도화지속에 안면도의 아침을 완성한다. 오서산 자락에서 시작하는 안면도의 일출은 서해로 향한다. 천수만 속에 투영된 또 다른 태양은 작은 어선의 물결에도 흔들거리며 어부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흔들거리는 태양의 흔적을 뒤따라가다 보면 바다와 하늘 그리고 나는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된다.

영목항 맞은 편 추도 일출
▲ 영목항 맞은 편 추도 일출

영목에서 솔빛대교를 건너 원산도로 들어서면 행정지명이 '보령시'로 바뀐다. 원산도에서 보령으로 이어지는 지하터널이 올해 안으로 개통되면 영목에서 보령시까지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다. 주민들은 보령시와 태안군이 화합할 수 있는 솔빛대교로 거듭나서 충남의 가치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영목에서 바라 본 솔빛대교 모습
▲ 영목에서 바라 본 솔빛대교 모습

영목항은 단순히 볼거리만 있는 마을이 아니다. 아름다운 풍경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마음 또한 풍경만큼이나 아름답다. 특히 안면읍 고남리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어른들을 공경하는 효심이 높기로 유명하다. 매 년 5월 어버이날에는 어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관광버스를 대여해서 효도 관광을 보내드리는 일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2년째 중단되었던 행사와 효도 관광이 백신 접종으로 재개되기를 모두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고남면 영목마을의 모습
▲ 고남면 영목마을의 모습

영목항에서 일출을 보면 배가 출출해지기 시작한다. 영목항의 맛집들은 주로 우럭회와 바지락 칼국수가 유명하다. 우럭회를 먹으면 우럭매운탕을 서비스로 끓여주는데, 영목항의 우럭은 양식과 자연산의 구별이 어렵다. 육지의 양식장에서 치어를 사 오기도 하지만, 통발이나 그물로 잡은 우럭을 바다에 있는 가두리에 넣어서 키우기 때문이다. 영목항의 우럭은 맛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쫄깃한 육질은 자연산 우럭과 똑같다.

태안 해안선의 파식대 모습
▲ 태안 해안선의 파식대 모습

영목항의 바지락 칼국수는 국물이 진하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인정받는 천수만 갯벌에서 생산되는 바지락은 일본인들이 최고로 선호한다. 이곳 갯벌에서는 갯지렁이, 뿔고둥, 바지락, 쏙, 갯가재, 망둥어, 능쟁이, 게 등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서 갯벌 생태계의 보물과 같은 곳이다. 천수만 바지락으로 끓인 바지락 칼국수는 새벽 공기를 맞으면서 일출을 본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해장 거리로 인기가 높다. 뜨거운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면 몸도 풀리지만 마음까지 편안하게 풀릴 정도로 진한 국물맛과 영양분이 풍부한 안면도 바지락은 그만큼 귀하다.

꽃지해수욕장 해변의 모래
▲ 꽃지해수욕장 해변의 모래

영목항에서 일출을 보고 아침 식사를 마치면 꽃지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대한민국 서해안의 3대 낙조로 유명한 꽃지해수욕장에는 안면송림공원과 국제꽃전시장이 있으며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가 있다. 그리고 바로 옆 방포항에는 천연기념물 138호로 지정된 모감주나무군락이 있어서 안면도의 핫 플레이스로 유명하다.

안면도의 리아시스식 해안선은 인간의 마음처럼 복잡하게 이어져있다. 황홀한 형이하학적 추론으로 이끌어가는 능수능란한 해안선을 걷다 보면, 시간이 섬세한 바람의 손길로 조각해 놓은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그 바위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며 초행길 나그네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평범한 바위들은 고운 모래가 실크로드처럼 이어지는 해안선 한쪽에 조용히 자리 잡고 빗물과 바람과 햇빛을 즐기며 자신들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산등성이 끝자락에서 바다로 뛰어들 듯 한 소나무들의 뿌리를 막아서며 버티고 있는 파식대에 걸터앉은 기암괴석의 모습이 신비한 조형물처럼 느껴진다.

'해식애'라 불리는 병풍 같은 절벽에서 아슬아슬하게 자생하는 소나무들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있다.

태안 해안선의 해식애 모습
▲ 태안 해안선의 해식애 모습

바위들이 버티고 있는 해안선은 회색빛을 띤 누런 사취들이 나그네의 발길을 위로하며 끝없는 해안선으로 인도하고 있을 뿐이다. 해안선을 혼자서 무작정 걷는 것은 무척 심심한 일이다. 혼자서 뜨거운 햇살을 머리와 어깨 위에 짊어지고 고요한 침묵으로 해안선을 걷는 것은, 차 안과 피안의 경계를 오가며 수도하는 명상처럼 고요한 수행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길고 복잡한 해안선 곳곳에는 해안국립공원답게 아름다운 풍경이 빚어낸 멋진 해수욕장이 있다.

태안 해안선의 기암괴석 모습
▲ 태안 해안선의 기암괴석 모습

꽃지 해수욕장이 있는 승언리는 안면읍의 소재지가 되는 중심 마을로 총 8개의 행정리로 구성된다. 그중에 승언4리에 속하는 꽃지마을은 해변에 해당화가 피어있는 모습이 마치 연못에 꽃이 가득한 듯 아름답다고 하여 '화지(花地)마을'이라고 부르다가 꽃지로 부르게 되었다.

승언4리는 11개 마을이 있는데, 마을 이름의 기원을 보면 재미있다. 그중에 '띠밭머리 마을'은 포아풀과의 다년생 풀인 '띠'가 많은 땅이라는 의미인데 띠는 모초(茅草)라고도 부른다. '논골마을'의 지형은 노인들이 모여 앉아 의논하는 형국이며, '둔두리마을'은 마을의 모양이 돼지머리처럼 보인다 하여 '돈두리'라고 부르다가 '둔두리'로 변한 것이다. 이 외에도 춘산동, 원안, 삼밭골, 뒤통개, 병술안, 터진목, 산양목 마을이 있는데 마을 이름을 해석하면 재미있다.

꽃지해수욕장에 화초와 모래 식물을 심은 모습
▲ 꽃지해수욕장에 화초와 모래 식물을 심은 모습

해수욕장의 낭만은 은빛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해변에서 우연히 마주친 낯선 인연들과 침묵으로 소통하며 설레는 시간을 공유하는 데 있다. 태양이 작렬하는 모래 위에서 두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의 풍경은 사랑이 가득한 해수욕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때 이른 6월의 꽃지해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낭만적인 꽃지해수욕장 모습
▲ 낭만적인 꽃지해수욕장 모습

지금 꽃지해수욕장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 태안군청에서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경계 없이 펼쳐진 해변의 모래에 나무 담장으로 경계를 만들고 해당화와 모래 식물들을 심어놓고 화지(花地)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꽃을 닮아서 태양까지 아름다운 꽃지해수욕장은 대한민국 서해안의 3대 낙조로 유명하다. 붉은 석양이 서해에 몸을 담그는 그 모습은 붉은 한복을 입은 3천 궁녀가 정절을 지키기 위해 낙화(落花)하는 모습과 같이 애잔하고 황홀하다. 태안군은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꽃지해수욕장에 공원을 조성하고,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근처에 ‘인피니트 스튜디오’를 건설해 석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더욱 환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해변공원에 조성중인 인피니트 스튜디오의 일몰 조감도[태안군청 캡처]
▲ 해변공원에 조성중인 인피니트 스튜디오의 일몰 조감도[태안군청 캡처]

꽃지해수욕장 주변에서 각자의 시간을 즐기다가 저녁이 되면 일몰을 보려는 사람들이 꽃지해변으로 모여든다. 리솜호텔 앞 테라스와 꽃전시장 앞 주차장이 일몰을 관람하는 포인트이다. 꽃지 해변에서는 망망대해에 붉은 태양이 스며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석양의 모습이 바닷물 속으로 모습을 감출 때까지 온 바닷물이 붉게 물든다. 꽃박람회장 앞에서 보는 낙조(落照)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의 사랑을 위로하는 듯 청실홍실로 수놓은 붉은 비단 이불이 펼쳐지는 듯 하다.

꽃지해수욕장의 일몰 모습
▲ 꽃지해수욕장의 일몰 모습

전장에 나간 남편 승언장수를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할미바위와, 먼 훗날 전쟁에서 돌아온 승언장수가 할미바위가 된 아내를 지켜주기 위해 옆에서 망부석이 된 할아비바위의 애잔한 전설은 석양이 펼쳐 보이는 화려한 풍경으로 우리들의 가슴에 위안을 주고 있었다.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석양의 위안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망각의 시간으로 환원되고, 주변의 풍경은 캄캄한 어둠의 잔상으로 얼룩진다. 이런 모습으로 하루를 뜨겁게 달구었던 안면도의 태양은 머나먼 서쪽 하늘의 수평선에서 잠드는 것이다.

꽃다리에서 바라 본 할미바위 할아비바위
▲ 꽃다리에서 바라 본 할미바위 할아비바위
 
사람들은 말한다. 꽃지해수욕장의 일몰은 한 번도 못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꽃지해수욕장 리솜호텔 야외 풍경
▲ 사람들이 많이 찾는 꽃지해수욕장 리솜호텔 야외 테라스

충남 화이팅!! 태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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