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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삶이란 무엇일까, 질문하게 합니다.

청양군 칠갑산 장승공원

2021.05.19(수) 21:39:55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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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가 아니면~ 


장승하면 마을의 안녕과 사람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마을 초입이나 언덕에 세워진 나무장승이 떠오른다. 사람 얼굴모양에 보통 한 쌍으로 이뤄진 장승은 익살스럽게 혹은 무서운 표정으로 허리를 구부려 사람들을 내려다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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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내가 살던 바로 옆 동네 이름이 장승백이였다. 지금처럼 아파트가 보편화되기 이전인 50여 년 전, 장승백이를 지나다닐 때만 해도 장승을 본 기억이 없다. 아주 옛날에는 동네에 장승이 많았겠지만 주로 나무로 만들었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서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던 그 이름이 버스정거장 이름도 됐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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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승공원의 여러 장승들


청양군 칠갑산 장승공원에 들어서니 너른 주차장이 한눈에 시원하다. 5월의 날씨는 화창하고 평일이었다. 장승공원이니 다양하고 이색적인 장승을 볼 수 있겠다 기대했는데 셀 수 없을 정도로 장승이 정말 많아 기대 이상이었다. 이름에 걸맞게 공원 전체가 장승이어서 장승이 사는 곳에 사람이 들어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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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기원 대장군과 여장군이 천막 가장자리 양쪽에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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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크림을 먹는 '행복대장군?' 

 

장승공원 초입에는 청양군 농산물 직거래장터 행사로 활용하는 천막이 보인다. 그 양쪽으로 서 있는 장승의 글에는 평화통일기원대장군평화통일기원여장군이 객을 맞이한다. 조금 걷다가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샀다.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천천히 장승감상을 하다가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정해진 데서 남편이 섰다. 굳이 제목을 붙이자면 아이스크림을 먹는 행복 대장군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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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승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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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의 기원은 고대 솟대와 선돌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오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와서 장승이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장승에 새겨지는 글은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라 새기는 글이 가장 많다는데, 장승의 글만 읽어도 시대에 따라 중요한 사안이나 기억해야 할 글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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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예방대장군 & 가정폭력예방여장군

 

학교폭력예방대장군가정폭력예방여장군이 있는가 하면 청양을 대표하는 농산물인 청양구기자장승도 있다. 요즘처럼 아동학대 뉴스로 충격적인데 아동학대예방장승도 세워놓을 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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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 솟대

 

걷다보면 쉬면서 감상할 수 있게 중간에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반송이 운치를 더하는 공원엔 오리모양의 키가 큰 나무솟대 옆으로 묵직하고 길쭉한 돌 위의 벽돌색 오리가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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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 솟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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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명선거대장군'비 

 

공명선거대장군2002년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16대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공명한 선거를 기원하는 것으로 비가 따로 세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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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양구기자 장승을 비롯한 여러 표정의 장승들

 

장승공원은 전국을 대표하는 장승조각가들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장승을 재현한 곳으로 전국 최대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을 비롯하여 청양마을 장승, 시대별 장승, 창작장승, 외국 장승 등 300 여기를 재현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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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가 아니면 입을 닫고 귀를 막고 눈을 가려야 한다.

 

가 아니면 보지 말고, 가 아니면 듣지 말고, 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 는 공자님 말씀에 따라 눈과 귀, 입을 막고 있는 돌장승 앞에서는 자고로 예()가 아니면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조심하라는 말이 들려올 것 같다. 이 말은 또 전통사회에서 며느리가 겪는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벙어리 3으로 표현했던 말과도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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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태평하고 국민들이 평안한 국태민안(國泰民安)과 건강하게 오래 잘 사는 무병장수(無病長壽), 우리네 살아가는 삶들이 모두 모여 있는 장승공원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까를 질문하는 답들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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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에 벤치에서 쉴 수 있는 장승공원


귀머거리와 장님, 벙어리를 겪어야 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려웠던 시집살이의 경험도 지금은 그리움이 되었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잠시 행복대장군장승이 되어본 남편 옆에서 사진을 찍으며 재밌고 즐거웠다. 그렇게 내 삶의 시간은 흘러 언젠가는 나도 행복여장군이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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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사의 집

 

장승공원 해설사의 집은 따로 있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평일에는 문이 잠겨 있었다. 근처에 있는 백제문화체험박물관은 코로나19로 인해 폐쇄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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