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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돌봇똘과 물레방아

이명재의 충청말 이야기 (41)

2020.05.15(금) 10:35:4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돌봇똘과 물레방아 1


돌을 쌓아 또랑을 낸 곳
물레방아 개울 옆 자리해
느릿느릿 흘러 돌보 쌓아
돌봇똘 물길 물레방아 돌려

 
‘방죽은 물이 즉으니께 흑보를 쌓구, 개울물은 넘치야니께 돌보루 쌓넌 겨.’

‘돌보’는 돌로 쌓은 보(洑)고, ‘보’는 물길을 막기 위해 쌓은둑이다. 그러니까 ‘돌보’는 돌을 쌓아 개울물을 가둔 것이다. 사철 흘러내리는 개울은 흙으로 막으면작은 비에도 쓸려버린다. 그래서 선조들은 개울물을 막을 때는 돌을 썼다. 가물 때는 물이 안에 고이고, 비가 내리면 흘러 넘쳤다. 그래서 일정한 수위가 유지되었다.

‘봇돌’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물길이다. ‘돌’은 옛말 ‘돌ㅎ’에서 ‘ㅎ’이 떨어진 말로 물길 따라흐르는 물줄기다. ‘돌’에 ‘-앙’이 붙으며 ‘또랑’이 된다. ‘-강’이 붙으면 ‘똘강’이 되고 ‘똘캉’이 되었다. 이런 말들은 모두 충청과 전라방언이다. ‘봇돌’도 마찬가지다. 서울지방에서는 ‘봇돌’을 ‘봇도랑’이라 한다. 이런 까닭에 서울에서는 ‘개울’을 막아 ‘봇도랑’을 만들었고, 충청도와 전라도에서는 ‘갱굴’을 막아 ‘봇돌’을 만들었다.

‘보통 돌봇똘은 논이루들어가넌 물질인디 거긴 아녀. 지끔은 시멘트보루 배뀌었지먼, 애체이 그 돌봇돌은 물레방아를 돌리너라구 맹근 거라니께.’

내고향 예산군 대술면에는 ‘돌봇똘’이란 지명이 있다. 개울 앞으로 산이 있고, 그 산 아래 몇 가호의 집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돌봇똘’이라 불렀다. 예전에 나는 그곳을 지나노라면 ‘참 이상한 이름도 다 있구나’ 그리 생각했다.

그리고 훗날, 나는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개울을 만나고, 그 개울을 막은 돌보를 보면서 그 뜻을알아챘다. 그러니까 ‘돌봇똘’은 ‘돌보를쌓고 또랑을 낸 곳’이다다.

내 어릴 적 돌봇똘의물길은 아랫동네로 길게 이어졌다. 2킬로를흘러간 뒤에야 물줄기는 물레방아 위로 쏟아졌다. 큰물이 지나는 동네의 물레방아는 개울 옆에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 고향의 물길은 자그마했다. 경사가 완만하여 느릿느릿 흘렀다. 그래서 먼 위쪽에 돌보를 쌓아야했고, 그 낙차를 이용해 물레방아가 돌아갔다.

지금도 그곳에 가면 돌보가 있다. 아랫동네 물레방아가어지럼증으로 지쳐 쓰러지자, 기적처럼 돌보 곁에 신식 정미소가 들어섰다. 그 정미소는 철 지난 물레방아에 절구질을 하던 것처럼 절쿵절쿵 정미계를 돌린다.

돌보는 시멘트보로 바뀌고, 여전히 개울물은 흐르고 방아는 돌아간다. 물레방아를 따라 봇돌은 사라졌지만, 그이름은 거기 그대로 남아 지금도 돌봇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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