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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82년생 김지영들

생생현장리포트 - 임아연당진시대 기자

2019.11.18(월) 16:29:5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82년생 김지영들 1


 

 

셋에 막내로 태어났다. 장남인 아버지가 아들을 낳길 바랐던 할머니에게 우리 엄마는 죄인이 됐다. 아이를 낳고도 축하는 커녕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던 병실에서 엄마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었다.

“세번째 자식인데 딸이래”라고 수근대는 사람들의 말이 들렸다. 덕분에 나는 어린시절 숏커트 머리에 가죽잠바 같은 입고 남자아이처럼 자랐다. 이웃 어른들은 내게 “꼬추 하나 달고 나왔으면 을매나 좋았겠니~”라는 말을 자주 했다.

학교 다닐 때는 반에 남자아이들이 서너명씩 남아, - 짝꿍인 아이들이 있었다. 그땐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태어나자마자 존재가 부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좋게 태어나기라도 것이었다.

어떤 아이들은 태아가 여자라고 밝혀지면 세상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엄마 뱃속에서 죽었다.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우리 할머니만의 문제는 아니다.

골목길에서 취한 아저씨가 쫓아오며 말을 걸거나, 버스정류장에서 멀쩡한 청년이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쫓아와 울먹이며 엄마한테 데려와달라고 전화했던 , 청바지에 후드티를 입고도 성추행을 당해, 행실이 잘못됐던 아닌지 자책했던 일…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그런 일들이 일상에서 정말 비일비재 하게 벌어지고 있다.

언어적인 차별과 폭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성들의 이런 문제가 뉴스 속에 나오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성범죄 피해자에게 옷차림이 야해서 그런 아니냐고, 일부러 꼬신 꽃뱀이 아니냐고 너무 쉽게 말하는 사회에서 그냥 입다물고 있을 뿐이지 그런 경험이 없는 아니다.

혹은 여성들 또한 너무나 익숙한 일상의 경험들이라서 문제가 문제인 줄도 모르고 지나쳐버리거나.

이러한 불합리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들을 쓸데 없이 예민한 사람으로 치부하거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프로불편러, 혹은 드센 여자라고 여긴다.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존재해왔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르는 일처럼 외면당해 것은 아닐까.

그런 면에서 영화<82년생 김지영> 정말 같은 일들이 평범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호소한다. 아니 절규한다. 도대체 책과 영화가 뭐가 그리 불편한지 개봉하자마자 일부 사람들에게 평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은 남성과 여성을 대립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지 않다. 그냥 여성들의 삶의 단면을 현실적으로 보여 . 남자와 여자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너나 나나 똑같이 살고 싶다고 말할 뿐이다.

여성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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