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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후배들의 절실한 ‘필요’를 채워라!

내포칼럼 - 이환의 홍성군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장

2019.10.17(목) 13:35:3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후배들의 절실한 ‘필요’를 채워라! 1



제각각 꿈을 갖고 정착하는 귀농인들
새로운 터전서 갖은우여곡절 겪어 
귀농선배들이 후배 귀농인 도와야

‘귀농인의 집’ 같은 자립공간 등
관련 편의시설 곳곳에 확충하고
관리시스템 구축해 지속적 돌봐야


어디 놀러가기에 딱 좋을 날씨인 한글날 아침, 여느 때보다 이른 아침을 먹던중 아내가 “일찍 끝내고 산에라도 가요”라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둘 다 평일에는 직장에 나가고 주말에는 농사를 짓기에 쉴틈이 거의 없었던지라 아내의 심정은 납득이가지만 할 일을 떠올려보니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오늘은 사무국장님과 함께 귀농인의 집 세 채를 청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도착한 귀농인의 집은 전부터 비어있는 보건지소를수리해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일년간 빌려주는 곳이다. 워낙 낡은 건물이라 입주자들의 요청으로 이번에 단열과 방수 공사를 보강했다. 하지만 입주전 청소를하러간 사무국장님과 나는 눈앞에 펼쳐진 기막힌 광경에 놀라지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리모델링 전이라고 해도 마치 천재지변으로 황급히 집을 비운 것처럼 방안은 난장판에 가까웠다. 씽크대 주변은 기름때로 얼룩지고 밥통엔 먹다남은 밥이 곰팡이로 변한지오래였다. 욕실엔 온통 시커먼 물때가 뒤덮은 데다 커튼은 건드리기만 해도 먼지가 풀풀 날렸다. 

저녁 여섯시가 넘어서야 간신히 일을 끝낼 수 있었는데 그래도 심란하기 짝이 없었던 공간이 산뜻하게 변신한 걸 보니 뿌듯하기 그지 없었다. 

그밖에도 입주자의 편의를 위해대중교통 시간표와 관공서를 비롯해 가스업체와 인근 음식점 연락처 등도 게시하기로 했다. 아예 방방마다 기본 정보 게시판을 마련하고 귀농 관련 책도 넣어줄 계획이다. 또한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게 대학가 원룸 수준으로 관리해 들고 날 때 청소와 기물 상태를 살피고 청소 보증금 제도도 만들려고 한다.  

사실 필자 역시십 년 전부터 귀농인의 집을 운영하며 귀농 후배들을 만나왔다. 아니 정부의 지원이 있기 전에도 공간을 준비해 마을과 지역에 빈 집이 생길 때마다 입주와 농사 안내를 아끼지 않았다. 빈 집에 들어가기 전 청소는 물론농기구를 함께 사러가고 부족한 일손을 채워주며 초기 정착을 도왔다. 

한 때는 다섯채나 운영했기에 적지 않은 후배들이 거쳐갔고, 매년 함께한 교육생이 인턴을 마치는 날에는 불러서 새내기 농부의 탄생을 축하해주는 홈커밍데이 이벤트도 열어왔다. 덕분에 지역에서 필자의 이름을 딴 ‘○○?사단’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사실청소 역시 보이는곳만 했으면 집에돌아와서 밤새 끙끙 앓지 않을 수도있었다. 조금 일찍 끝내고 모처럼 부탁한 아내의 간절한 요청도 들어주었더라면 마사지중에 아내의 등짝 스매싱도 피할 수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구석구석 건드리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지라 한 동안 무거운 마음이었을 게 뻔하다. 누가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마음이 시키는 일이니 어쩔 수가 없다. 

과거 우리 지역 사회를 깊이 들여다보던 모 연구원이 필자와 장시간 인터뷰를 한 뒤 지인에게 ‘후배들을 돕지 않으면 안달이 나는 사람’이라고 했단다. 뭐 그 정도는 아니지만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이나 눈에 뻔히 보이는 일거리를 무심히 지나치기가 어려운 것은 맞다. 

그래서 평일보다 더 바쁜 휴일에도 종종 도움을원하는 도시민이나 후배를 만나러가는 바람에 아내의 불평이 이어지지만 그런 이를 만났으니 어찌하랴. 

임을 ‘언제나 내편’으로 바꿨다. 오죽하면 그랬겠냐만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을먼저 살피는 필자의 행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내에게는 할 말이 없지만공무에 임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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