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날씨에 걷기 좋은 길 천안 어사박문수테마길

완연한 가을 날씨입니다. 아침 저녁으론 좀 쌀쌀하긴 해도 푸른 하늘에 선선한 공기는 언제나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해줍니다. 이렇게 시원하고 쾌청한 가을날이면 어디든 걷고 싶어집니다. 푸른 들판, 예쁜 꽃, 맑은 공기가 있는 곳을 여유롭게 걷다 보면 그것이 바로 힐링이 되는 게 아니가 싶습니다. 천안에는 걷기 좋은 길이 몇 곳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암행어사로 이름을 알린 박문수테마길을 소개하겠습니다.
 

 
어사 박문수는 조선시대 암행어사입니다. 은석산에 박문수의 묘가 있고 고령박씨 종중재실이 있는데요, 어사박문수테마길은 시민들이 산책로를 탐방하며 역사를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코스로 은석산 일원 등산로를 따라 구성된 총 5.7km의 길입니다. 
 

 
코스는 고령박씨 종중재실 주차장을 출발해서, 은석사~박문수 묘~팔각정~고령박씨 종중재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로 약 2시간 가량 소요됩니다. 구간 중간중간 휴식공간 및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비롯해 어사 박문수의 생애와 어사 시절 일화 등을 담은 스토리텔링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은 탐방이 가능합니다. 저도 고령박씨 종중재실 주차장부터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고령박씨 종중재실은 문화재자료 제289호로 지정되었는데요, 조선 영조 때 공신이었던 어사 박문수의 집안인 고령 박씨의 종중재실로 1932년에 세운 ㄱ자 형태의 7칸 규모 안채와 ㅡ자 형태의 5칸 크기 사랑채로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는 1990년에 지은 박문수를 제향하는 충헌사가 있습니다. 보물 제1189호로 지정된 박문수 초상 등 고령 박씨 종가의 유물은 천안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니 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령박씨 종중재실 뒤에 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작은 오솔길인데요, 아스팔트 복잡한 길만 걸어다니다 이렇게 한길로만 쭉 나 있는 작은 오솔길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주변의 풀, 들꽃의 향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어사박문수테마길은 조용히 힐링하며 걷기 좋은 코스인 듯합니다.
 

 
걷다 보면 만나는 아기자기한 이름 모를 들꽃들도 만나게 됩니다. 중간중간 예쁜 꽃과 인증샷을 찍는 것도 산책로 탐방의 한 재미가 될 듯합니다. 탐방로 중간에 설치된 어사 박문수의 생애와 어사 시절 일화를 담은 스토리텔링 안내판도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산책하며 역사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니 참 훌륭한 아이디어 같죠?
 

 
은석산 등산로는 초보들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는 쉬운 코스입니다. 그래도 편안한 등산화와 가볍고 편안한 옷차림은 좀 더 건강한 산책을 하기 위해 꼭 준비해야겠죠? 작은 물병도 준비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 은석사입니다. 은석사에는 문화재자료 제392호 천안은석사아미타극락도와 유형문화재 제179호 천안은석사목조여래좌상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은석사를 지나 계속 걷다 보면 충남 문화재자료 제261호인 박문수묘를 만납니다. 은석산 꼭대기에 위치해 있는데요, 묘소 전면에는 묘소와 망주석 그리고 장군석 등의 석물이 있습니다. 박문수는 왕명으로 여러 차례 어사로 출사해 굶주리는 백성들의 구제에 힘쓴 일화로 유명합니다. 1749년엔 호조판서가 되어 탁지정례를 만들어 경비절감을 하고 균역법에도 관여하기도 하였습니다.
 

 
해발 455m 은석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쭉 따라 걸으면 고령박씨 종중재실 주차장으로 이어지는데, 저희는 차를 시작점에 놓고 와서 다시 고령박씨 종중재실 주차장으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 길 또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웠습니다. 역시 가을은 모든 것이 풍요롭고 기분 좋은 계절인 듯합니다. 은석산 자락을 따라 걷는 어사박문수테마길 꼭 걸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