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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화 ‘기생충’, 그리고 우리 사회의 충(蟲)

내포칼럼 - 백진숙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2019.07.08(월) 09:52:0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영화 ‘기생충’, 그리고 우리 사회의 충(蟲) 1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올해, 멀리 프랑스 ‘칸’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영화 ‘기생충’을 봤거나 그렇지 않거나 제목이 ‘기생충’인가 하는 의문이 한번쯤은 것이다. 과연 어느 가족이 기생충이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영화에서 ‘충()’에 대해 생각했다.

이런 보도가 있었다. 2016 다음소프트가 5년간 블로그 7억여 건과 트위터 92 건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충’이라는 단어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음을 파악했고, 몇년전에는 듣기 불편한 신조어'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벌레라는 뜻의 접미사는 대상에 대한 비하와 경멸의 의미이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퍼지기 시작한 단어는, 매사에 진지한 태도로 주변을 고구마 먹은 것처럼 답답하게 만드는 사람에 대해 ‘진지충’,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장황하게 늘어놓는 사람을 ‘설명충’이라 부르기도 했다.

틀니+딱딱한+충의 합성어인 ‘틀딱충’은 노인들이 틀니를 착용한다는 것에서 만들어져 청년층과 정서적으로 괴리된 몰지각한 노인들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엄마를 뜻하는 ‘맘(mom)’과 벌레의 합성어인 ‘맘충’은 공공장소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젊은 엄마에 대한 혐오를 표현한다. 타인에게 무한한 희생과 이해를 강요하는 일부 개념없는 행동을 일삼는 엄마들. 이는 결국 어린아이를 데리고 들어오지 못하는 ‘노키즈 (no kids zone)’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정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집단 갈등을 일으키는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용어의 공통적 특징은 특정 집단을 일반화하여 비하하고 있다는 것과 혐오의 감정 표현, 차별과 조롱의 언어로 쓰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된다. 가령 흡연이 문제가 되면 ‘흡연 금지’라고 명시하지 ‘흡연자 입장 금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 흡연이라는 구체적인 행위를 규제하는 것에 비해 노키즈 존은 구체적인 행위가 아닌 ‘어린아이와 아이를 가진 엄마 전체’를 통제와 배제의 대상으로 간주한다.

혐오 표현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개인은 단순히 기분 나쁜 것에 그치지 않고, 우울·불안감 등의 심리 반응을 겪을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부정당했다는 분노로 인해 상대에 대한 맞대응의 행동을 초래하기 쉽다

혐오가 만연한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특히 혐오가 특정 집단, 사회적 약자를 겨냥할 때는 병약한 사회이다. 지나친 일반화는 개개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는 대신, 대상에 대한 허상의 틀을 만들어 혐오만을 부추기고 차별을 공고히 뿐이다.

~충’과 같이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를 습관적으로 말하는 이들은 자신이 뱉은 말이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는 인식조차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혐오 표현에 노출된 당사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3자도 함께 지적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이를 공론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형성이 병행되어야 하며, 사실은 그것이 문제해결의 시작일 있다.

외국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성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혐오 표현과 차별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도 이제 그러한 사회교육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은 사회적인 학습으로 내재되는 것인 만큼 결국엔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범사회적 차원의 노력,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대립과 갈등이 당장에 해결될 없겠지만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는 선한 영향력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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