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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역의 위기와 포용적 국토

내포칼럼 - 진종헌 공주대학교 교수

2019.02.17(일) 23:13:32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지역의 위기와 포용적 국토 1


 

저출산고령화 대응 정책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된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출산율로 인해 절대인구가 감소하게 될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인구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모든 지역과 도시에서 이를 똑같이 경험하지는 않을 것이다. 각 도시와 지역의 인구는 자연증감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동에 의해 차별화된 미래를 맞이한다. 다시 말해서,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일부 대도시권은 상대적으로 인구 위기를 덜 혹은 늦게 맞이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중소도시와 촌락지역은 평균보다 더 빨리, 더 심각하게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구위기가 곧 ‘지역의 위기’상황이라고 인식해야만 한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더욱 강화된 세계화 경향으로 인해 수도권 및 대도시권에서 살아가는 것이 갈수록 사람들에게 많은 이점을 안겨주고 있다. 금융의 세계화, 정보통신의 혁신과 함께 고차서비스시장에서의 새로운 일자리는 대체로 중소도시보다는 국제적으로 연결된 대도시권에서 많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상품과 일자리 또한 지속적으로 파생된다. 아무래도 중소도시에서 이러한 수도권 혹은 대도시의 매력을 좇아가기는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일자리뿐만 아니라 돈의 흐름 또한 수도권을 향하게 된다. 그리하여 중소도시는 끊임없이 젊은 인구들을 수도권 혹은 대도시권으로 내보내면서 국가적인 인구위기보다 훨씬 더 빨리 인구위기와 지역위기에 직면한다. 이것이 최근 수년간 회자되는 ‘지방소멸론’을 쉽게 이해하는 방식이다.

 

2018 6월 기준으로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제공한 통계와 분석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 고위험지역이 11, 소멸위험진입지역이 78, 그리고 소멸주의단계가 76곳이다. 충남에서는 이미 공주, 청양, 부여, 논산, 서천, 보령, 홍성, 예산, 태안의 9개 지역이 이미 소멸위험진입단계로 분류되었다. 충남에서 이에 포함되지 않는 시군구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손’ 즉, 시장논리와 효율성의 기준에 상황을 맡겨 두는 것은 예측되는 지역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대신에, 우리는 헌법정신으로 다시 돌아가 차분히 성찰할 필요가 있다. 헌법 제122조는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이 어디에 살고 있든지 최소한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다. 이는 결국 의료, 복지, 행정, 교통 등의 기본적 서비스를 어떻게 공간적으로 형평성 있게 배치, 제공하는가와 연결된다.

 

지방소멸 혹은 지역위기에 대한 대안으로서 각종 서비스제공 체계를 공간적으로 재편성하고 집중시키자는 압축도시(혹은 축소도시)나 적정규모화정책 및 전략이 거론되고 있다. 이 주장의 핵심은 인프라를 집중시켜 인구 재배치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쇠퇴도시 압축화전략은 도시기능과 서비스의 공간적 집중을 초래해 교통약자 등 공간적, 사회적 소외계층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기에 매우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역위기에 대응하는 서비스의 공간적 재편성이 역으로 지역의 삶의 질을 더욱 떨어뜨리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도시와 지역 즉, 국토에 대한 관점을 이제는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국토를 효율적 관리와 개발의 대상에서 보전의 대상으로, 더 나아가 시민적 권리실현의 매개체로 이해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국민이 어디서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 이것이 다름 아닌 포용적 국토의 실현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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