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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태양광 난개발 피해…책임지는 행정이 절실하다

칼럼 - 이기훈 충남대학교 교수

2018.07.17(화) 00:45:53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태양광 난개발 피해…책임지는 행정이 절실하다 1


특별시와 광역시를 전전하다가 충남도민이 된 지도 4년이 지났다. 산수가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금산의 한 귀퉁이에 조그만 흙집을 짓고 산다.
 
참 좋다. 내가 사는 동네 이름이 목소리이다. 한자로는 나무 목(木)에 둥지 소(巢)자를 쓰니까 나무의 새 둥지라는 뜻이다. 경치도 좋지만 정말 새가 많다. 아침이면 요란하게 어울어지는 온갖 새소리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밤이면 소쩍새가 지척에서 서글피 울어 잠 이루기 어려울 지경이다. 얼마 전에는 노란 새 두 마리가 서로 희롱하며 날아다녔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여 암수가 서로 정답구나(편편황조 자웅상의’)라는 옛 노래가 저절로 떠올라서 알아보니 정말 꾀꼬리였다. 우리 마을이 꾀꼬리 마을로도 불리는 이유를 실감하였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가슴 아픈 실상이 드러난다. 석재, 골재 채취로 뼈골만 앙상히 남은 산이며, 도로로 끊기고, 터널로 뚫리고. 콘크리트로 뒤덮인 들, 주택이니 창고니 공장들이 무질서하게 한자리씩 차지하고 들어서 있어 어디 하나 온전한 구석이 없다. 카메라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해도 삭막한 인공구조물이 안 나오게 풍경사진 찍기가 거의 어렵다. 난개발은 내가 사는 금산이 유독 심하다고들 한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우후죽순처럼 산야를 뒤덮고 있다. 우리 금산군에는 태양광 허가건수가 2016년 188건에서 2017년 338건, 올해는 상반기에 벌써 335건을 넘어섰다. 조그만 우리 마을에도 이미 태양광 단지가 솔찬이 들어섰고, 두어 곳이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이다. 대부분 외지인들 것이다.
 
왜 갑자기 태양광일까? 간단히 경제성을 따져보자. 태양광 100 kW 규모 설치에 약 2억 원 가량 든다. 그러면 전력 판매로 대략 연 2000만 원 수입을 거둔다. 유지, 관리비도 크게 들지 않고 생산된 전력 판매도 문제없다. 한번 설치하면 20년은 간다. 특히 산지의 경우 대체산림조성비도 면제다. 나중에 지목도 임야에서 잡종지로 전환해준다. 요즘같이 돈은 많고 투자할 곳 없는 판에 이 정도 경제성이면 고리대라도 얻어서 해볼 만하다.
 
그런데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는 장기 저리로 정부가 융자를 알선해준다. 그러니, 태양광 광풍이 안부는 게 비정상이다. 태양광 할 만 한 산지 땅값이 크게 오른 데는 다 이런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자연 훼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동네의 사례를 보자. 어떤 외지인이 700kW 규모의 설치를 위해 약 5000 평의 산지전용을 추진하였다. 이 지역은 수령 30년 이상인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선(입목축적도가 약 160%) 보전산지이다. 연꽃처럼 아담한 아홉 봉우리들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정기를 간직한 봉우리들을 하나 둘 허물어지고, 울창한 수목은 흉물스런 태양광으로 바뀐다니 끔찍하지 아니한가. 여기에다 조상님 산소도 이장해야 하고, 산사태, 홍수, 유해물질 배출 등의 걱정거리도 안고 살아야 한다. 이런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다 보니 태양광이 4대강보다 더하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다행히 마침내 태양광 정책에 변화가 생겼다. 산지 태양광은 개발이 많이 어렵게 바뀌고 있다. 우선 공급 인정서(REC) 가중치가 기존 최대 1.2에서 0.7로 내려간다. 따라서, 전력 판매 수입이 20% 가량 낮아지게 된다. 산림청은 산지전용 허가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금산군의 경우 도로, 주택, 공공시설에서의 이격거리도 두 배 이상으로 강화된다.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정책 실패가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어 추진하다 성과가 나쁘면 ‘그게 아닌가벼’ 하면서 뜯어 고치면 그만인가? 시행착오의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고, 후손의 몫이다.
 
나는 정책 실패의 반복을 줄이려면 ‘영혼없는 공무원’을 줄여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정책 실명제와 정책 감사를 강화해야 한다. 태양광의 경우, 무엇보다도 책상머리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수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자체를 몰아부친 중앙정부 관리들에게 중한 책임을 묻어야 한다. 산림파괴나 경관훼손은 도외시하고 자본과 권력에 순응한 지자체 관리들의 책임도 확실히 물어야 공무원이 영혼 있는 정책을 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더 나은 방법은 공무원들에 대한 대우를 최고로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정책 입안하도록 하고, 과로시키지 말고, 재충전, 재교육, 선진사회 견문의 기회를 넓히고, 인사이동과 승진이 공평무사하도록 만들면 영혼이 돌아오지 않을까. 싱가포르가 공무원들을 최고로 대접하지 않았다면 과연 아시아 최고의 국가가 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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