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천 장항스카이워크에 들렀다. 지난 해에 새롭게 개장한 이후 이제는 서천의 랜드마크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았다.
지난해말까지 시범운영되던 장항스카이워크는 무료로 입장을 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2,000원의 입장료가 있다. 하지만 입장료에 해당하는 서천사랑 상품권을 건네 주는데 이것은 서천군내의 상가나 음식점, 숙박 등지의 1,100여군데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해서 결국은 입장료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저녁식사를 하러 음식점에 들렀다가 이 상품권만큼 돈을 제하고 계산을 하였다. 여행자는 돈을 아껴서 좋고 서천군 또한 도움이 될테니 서로에게 좋은 일 같다.
서천 장항스카이워크는 높이 15m, 총 길이 286m, 91개의 나선형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지역의 스카이워크도 꽤 가보았지만 일명 뿅뿅다리라고 해야할까? 구멍이 뿅뿅 뚫려 아래가 훤히 내다보이는 철재 재질을 걸을 때의 심장이 쫄깃해지는 그 아찔함이란 스카이워크에서만 누리는 재미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걷는 내내 스카이워크만큼 높이 자란 해송숲을 하늘 위에서 함께 걷고 있는 듯한 느낌도 즐거운 경험이다.
해송숲은 위에서만이 아니라 아래에서 송림산책을 즐기는 이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스카이워크에 이르기까지 송림산책로가 꽤 길어 따로 시간을 내어 걸어도 좋을 구간이다.
송림만 있는 줄 알았는데 뜻하지 않게 가을단풍도 만날 수 있었다.
떨어진 낙엽이나 솔방울, 갓 떨어진 노란 은행나무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대변해주는 듯 싶었다.
스카이워크의 맨 마지막까지 걸어가본다.
아찔한 느낌도 잠시 앞으로 푸른 바다와 갯벌, 빽빽한 송림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이렇게 평화로운 이곳이 1400여 년전에는 백제군, 신라군, 일본군, 당군대가 목숨을 내걸고 최초 동북아시아 국제전쟁을 벌인 곳이다. 그 이유는 과거 기벌포였던 이곳(지금의 금강하구)은 백제 웅진·사비 도읍기에 외교적 관문이었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과거 백제땅이었던 서천군의 금강하구를 통하여 대당,대일본과 문화교류를 끊임없이 펼쳤다고 한다.
치열했던 기벌포해전은 1차, 2차, 3차례에 걸쳐 전쟁을 벌였으며 신라가 대당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당나라가 한반도에서 물러감에 따라 신라는 삼국통일을 이루게 되었고 한민족의 '민족' 개념 또한 생성되었다고 한다.
스카이워크를 내려와 송림산책을 조금 더 하고 돌아오니 갯벌은 어느 새 물이 차기 시작했다. 이렇게 평화롭기만 한데 한 때 그렇게 치열하게 전쟁을 했던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과거의 아픈 역사가 있었던 곳이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이 세나라의 평화만이 자리잡기를 바래본다.
서천 장항스카이워크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항산단로34번길 7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