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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서민들의 따스한 안방 지킴이 ‘연탄’

충남도내 유일한 연탄제조공장, 보령 영보연탄을 가다

2016.04.27(수) 13:31:17 | 내사랑 충청도 (이메일주소:dbghksrnjs6874@hanmail.net
               	dbghksrnjs687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한겨울 눈 내리던 학창시절, 자취방에서 두 손 호호 불며 가는 철근으로 만든 뾰족한 집게로 연탄을 갈던 추억, 라면을 끓이고 가래떡이나 쥐포를 구워먹거나 길거리에서 국자에 '달고나'를 해먹던 추억, 자칫 연탄가스 마시고 손주나 아들 딸이 죽을까봐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꼬박꼬박 동치미 국물을 머리맡에 떠다놓고 “자다가 속이 메슥거리거나 어지러우면 문부터 열고 이걸 마셔라”고 했던 추억,
그리고 나이 든 지금은 선술집 안에서 소줏잔 기울이며 주막고기(주먹고기) 구워먹는 맛집의 추억까지... 
우리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연탄에 관한 소소한 기억들이다.
 
지금이야 전부다 도시가스가 들어와 생활 패턴을 바꿔 놓았다 하지만 옛날에는 어디 그랬나.
남녀노소 연탄 모르는 사람 없고, 특히 40대 이후의 사람들은 위에서 열거한 연탄의 추억에 대해 다들 “맞아맞아, 그땐 정말 그랬어”하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렇게 온국민의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연탄은 또 다시 세월의 변화를 겪는다.
1990년대 초중반을 지나면서 에너지원으로서의 장점 외에 연탄이 주는 부작용인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특히 여러모로 편리한 가스가 본격 공급되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연탄은 우리 주변에서 슬슬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요즘은 웬만한 도시의 가정에서는 가스로 난방과 취사를 할 뿐이어서 연탄구경 하기가 쉽지 않다.
동시에 석탄을 캐던 전국의 광산도 폐광을 하고, 살아난 연탄공장들 역시 도심 변두리로 밀려나거나 농촌으로 이주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연탄은 완전히 사라질까?
그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여전히 연탄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적잖기 때문이다. 도심의 연탄불에 구워먹는 주먹고기 맛집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연탄이 제격이어서 필요하다.
농촌의 가정은 물론 도심에서 조차도 변두리 달동네는 연탄을 쓰고 있다. 해마다 불우이웃돕기에서 우선 순위로 나오는것도 역시 바로 연탄나눠주기 행사, 연탄배달 봉사활동이다.
농촌 비닐하우스 난방 역시 연탄이 가스나 기름에 비해 가격대비 성능면에서 월등하기 때문에 연탄을 써야할 것이다.
 
서민들의따스한안방지킴이연탄 1

이렇게 오래전부터, 혹은 앞으로도 그 명맥을 꾸준히 유지할 추억의 연탄공장이 유일하게 충남에 한곳 있다. 
 
보령의 ‘영보연탄’이 바로 그곳, 도민리포터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연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현장인 영보연탄 공장에 직접 찾아가 보았다.
  
서민들의따스한안방지킴이연탄 2

거대한 포크레인이 서있는 이곳, 광산에서 캐온 무연탄과 수입으로 들여온 그것을 야적해 놓은 장소다.

서민들의따스한안방지킴이연탄 3

야적장에서 1차로 무연탄을 퍼들여 1차 분쇄와 이동을 담당해 주는 무연탄 전입 및 가공실이다.  
이곳에서 쓰는 무연탄은 두종류를 섞어서 사용한다. 대한석탄공사가 직영하는 전남 화순의 탄광에서 가져온 것 60%와 정부가 해외에서 수입해 온 무연탄을 포항과 인천에서 운송해 40%를 섞어 쓰는 것이다. 충남에는 무연탄을 생산해 내는 탄광이 없다.
 
서민들의따스한안방지킴이연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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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연탄을 만들기 위해 잘게 분쇄된 무연탄이 그대로 쏟아져 2차가공실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넘어간다. 1명의 직원이 자동화된 설비를 관리하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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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새없이 돌아가는 팬벨트 소리, 가루로 만들어진 무연탄이 이동하며 떨어지는 소리, 자욱한 연탄가루 분진... 연탄공장 특유의 분주함이 공장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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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실 본공장 내부. 1실에서 넘어온 연탄가루를 본격적으로 혼입시켜 둥근 연탄에 구멍까지 뚫어내 완성품을 만드는 곳. 제법 넓고 1실보다 여유로워 보인다.  
연탄 생산은 성수기(9월~3월)와 비수기(4월~8월)로 나뉘는데 영보연탄의 1일 생산량은 비수기에 6만장, 성수기(동절기)에 10만장 정도를 만든다.

영보연탄이 만드는 종류는 22공탄이지만 연탄은 원래 19공탄, 25공탄 등 3종류가 있는데 22공탄이 착화도 잘되고 열 효율도 높다고 한다.
가격은 현재 공장도가로 348점 75원에 나가고 수송업자의 운송비와 물류비 등을 포함해 먼곳의 경우 소비자가격은 450원~500원 정도다.
 
서민들의따스한안방지킴이연탄 9

직원이 완성된 연탄을 만들어 주는 단계인 펀칭(연탄에 구멍을 내 주는 일) 기계에서 뭔가를 작업해 주고 있다.  
영보에서 생산되는 연탄은 주로 충남 서북부지역(천안 태안 당진 아산 공주 서산)과 전라도 군산 등지로 나간다.
 
서민들의따스한안방지킴이연탄 10

이것이 펀칭 기계다. 영보연탄은 22공탄을 만든다. 가루로 분쇄돼 온 무연탄을 공통규격인 높이 14.2cm, 지름15cm, 무게3.6 kg, 1kg당 열량4600~4800 kcal (1장당 16000 이상), 1구당 하루소모량 4.5장짜리 완성품으로 찍어 내 주는 이 기계.  
연탄공장을 처음 견학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기계가 제일 궁금했고 호기심이 갔다.
사진에서 보는 저 아랫부분의 구멍이 연탄구멍을 내 주는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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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렬로 늘어선 거대한 기계설비에서 연탄이 찍어져 나온다.  
영보연탄은 겨울에만 연탄을 찍어내는게 아니라 1년 365일 내내 만든다. 도시의 식당 등에서 연탄을 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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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22공탄이 나오자마자 자동 털이개가 연탄 제조과정에서 묻은 잡티와 부스러기를 털어주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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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지속적으로 생산돼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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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계인 이곳에서 직원이 연탄을 쌓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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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올려 쌓아놓은 연탄은 이제 구매자의 손으로 넘어가기 위해 트럭에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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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득  트럭에 올려 쌓아놓은 연탄. 도심의 고깃집 식당으로 갈지, 어느 대형 슈퍼마켓으로 갈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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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영보연탄의 김용섭 대표님.
 
김 대표는 “저희 영보연탄은 지난 1974년도에 가동을 시작한 유서깊은 공장입니다. 농촌에서 많이 쓰고 상가나 농촌 화훼단지, 비닐하우스, 양계장 등에 납품하는데 특히 돼지를 수십만마리 키우는 사조그룹의 사조축산에도 납품하고 있습니다”라며 “지금이야 기름값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고유가시대를 맞이해 싸고 열 효율 높은 연탄을 찾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연중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서민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드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회사소개를 해 주셨다.
 
사실 지금 연탄산업은 막을 내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도 그리고 아직도 많은 먼 훗날까지 연탄은 사라지기 어려운 연료임에 틀림없다. 가스와 기름보일러가 대세라 해도 지금도 서민들과 농촌 경로당 어르신들의 아랫목을 따뜻하게 해 주고 비닐하우스의 작물에게 온기를 주며 식당이나 여러 곳에서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이시간에도 분진 날리는 공장에서 연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묵묵히 일을 하시는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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