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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미소 (36) 의기투합

청효 표윤명 연재소설

2015.01.19(월) 11:27:4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미소36의기투합 1

 

미소36의기투합 2

“이게 모두 다 하늘의 뜻이다. 백제는 아직 살아있다. 백성들이 살아있고 우리가 살아있는 한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복신은 다부진 말투로 지수신의 어깨를 거머쥐었다. 지수신은 복신의 결연한 의지에 함께 이를 악물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주군과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한 것이다.

“장군, 풍달군장께서 군사를 거느리고 오신답니다.”
부장 출리수의 외침에 복신은 입가에 웃음을 떠올렸다.

“어디냐?”
“북문 마시산군 쪽이랍니다.”
“가자!”
지수신은 복신을 따라 북문 문루로 달려갔다. 이미 영군장군 도침도 와 있었다.

“보시오. 풍달군장이오.”
멀리 먼지를 일으키며 한 무리의 군사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기병 오십 여기와 군사 삼백여명이었다.

“흑치가문까지 우리와 합세를 한다면 서해바다를 아우르는 넓은 지역이 우리의 손안으로 들어올 것이오. 이 임존성을 중심으로 일을 도모해 볼 만 하오.”
도침의 말에 복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뿐이겠습니까? 흑치상지 장군이야 대륙에서도 알아주는 용맹한 장수인데 어찌 힘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말을 하는 사이, 풍달군장 흑치상지가 바람같이 임존성으로 올라왔다. 거친 수염에 휘날리는 눈썹이 보기에도 늠름하고 믿음직스럽기만 했다.

“장군, 반갑습니다.”
복신은 달려들어 흑치상지를 와락 껴안았다. 흑치상지도 힘주어 안았다. 사내들의 마음이 일순 통하는 순간이었다.

“잘 오셨습니다. 풍달군장.”
도침도 환영의 인사말을 건넸다.

“백제를 위한 일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있겠습니까? 모두 다 혼신의 힘을 다해야지요.”
굳은 입술에서 흑치상지의 뜻을 읽을 수 있었다. 지수신은 복신의 곁에서 조용히 인사를 올렸다.

“지수신이라 합니다.”
흑치상지는 지수신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만 듣던 그 용맹한 이름을 오늘에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말을 마친 흑치상지는 뒤에 묵묵히 서 있던 부장을 소개했다.

“이 사람은 제 부장인 사타상여라고 합니다.”
“아, 사택가문의 용장이시로군요.”
도침의 알은 체에 사타상여는 웃음으로 답했다.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장군.”
“반갑습니다. 사타장군.”
복신도 지수신도 사타상여를 환영했다.

의기투합해 임존성으로 모여든 장수들은 잔치를 베풀었다. 기름지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풍족한 마음으로 군사들과 또 믿고 모여든 백성들과 함께 하루를 즐기며 뜻을 함께 모았다.

임존성에서 거병한 복신과 도침은 흑치상지의 합류로 더욱 큰 힘을 얻게 되었다.
마침내 소정방의 십삼만 대군이 임존성으로 몰려왔다. 백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말에 격노한 것이다.

“반기를 든 복신과 도침 그리고 흑치상지를 잡아 앞에 대령하라! 임존성을 초토화시킬 것이다. 감히 대당의 신구도행군대총관(神丘道行軍大摠管)을 어떻게 보고 반기를 든 단 말이냐. 이미 부여의자가 항복했거늘, 괘씸한 놈들 같으니.”
“장군, 제가 먼저 나가겠습니다.”
좌무위장군(左武衛將軍) 풍사귀가 먼저 나섰다. 그러자 좌효위장군(左驍衛將軍) 방효태도 지지 않고 나섰다. 

“아닙니다. 이번 선봉은 제게 맡겨주십시오. 반드시 놈들을 잡아 장군 앞에 무릎을 꿇리도록 하겠습니다.”
소정방은 서로 나서겠다는 풍사귀와 방효태를 번갈아 보다가는 명령을 내렸다.

“좋다. 그대들의 충성심이 갸륵하도다. 함께 선봉에 서도록 해라. 좌무위장군 풍사귀는 이만의 군사를 이끌고 북문을 치도록 하고 좌효위장군 방효태는 이만의 군사로 남문을 치도록 해라. 누가 먼저 저 임존성에 대당의 깃발을 꽂는 지 두고 보겠다.”
“예, 장군.”
풍사귀와 방효태는 즉시 출병했다. 보무도 당당히 일만의 창병과 오천의 도부수 그리고 오천의 궁수를 대동했다.

기치창검이 하늘을 찌르고 임존성은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성안의 삼만 군사라지만 아녀자들과 노약자를 빼고 나면 실질적인 군사는 이만이 조금 넘는 숫자에 불과했다.

그러니 사만의 군사들이 들이닥친다면 수적으로 불리한 백제군이 밀릴 것은 뻔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험난한 임존성의 지형지세가 수적으로 불리한 백제군에게 큰 위안이자 힘이 되어주었다.

“돌을 날라라. 던지기 쉬운 돌과 굴리기 쉬운 바위를 옮겨놓아라.”
백성들은 돌을 나르고 바위를 굴리며 군사들은 전투를 준비했다. 임존성으로 모여든 이후로 처음 맞는 전투였다. 지수신은 긴장되었다. 장수로서 전장 터에 서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만큼은 차원이 달랐다. 십 삼만 대군이라는 어마어마한 군사에 당나라의 최고 장수들이 모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대군이 성을 압박하며 새까맣게 모여들고 있었다.

북문을 맡은 복신과 지수신은 결연한 의지로 기어오르고 있는 적군을 노려보았다. 멀리 진을 치고 있는 당나라 진영에는 그 보다 많은 군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여차하면 저 군사들도 합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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