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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제의 정이 흐르는 강경 임리정·팔괘정

2009.07.28(화) | 잎싹 (이메일주소:kji206@naver.com
               	kji20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강경포구는 금강하구언이 생기면서 그 화려했던 명성은 역사 속 저편으로 흘러가버렸다.

지금은 각종 젓갈간판만이 영광을 회상하는듯 다양한 색감으로 남아있다. 아직도 젓갈명성만은 여전해 김장철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갯내음나는 강경젓갈시장을 지나 부여방향 황산대교 앞에서 우회전하면우측으로 죽림서원을 만날수있다. 

  사제의 정이 흐르는 강경 임리정·팔괘정 1  
죽림서원 홍살문

죽림서원(문화재자료 제 75호)은 사계 김장생이 돈암서원에 앞서 만든 서원으로 인조4년 (1926년)에 창건 되었다. 김장생은 조선 중기의 정치가로 인목대비 폐모논의가 일어나고 북인이 득세하자 논산으로 낙향하여 예학연구와 후진양성에 몰두한 인물이다.

서원은 비가시적인 선비들의 자기 깨달음과 유학의 산막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곳이다. 죽림서원(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 95)은 홍살문, 외삼문, 동재, 서재, 내상문, 사우로 구성되어있으며 사우는 맞배지붕으로 앞면 3칸, 옆면1칸이며, 오른쪽엔 중건비와 황산서원의 지비가 있다.

시대와 단절되어 소통하기 싫어하는 듯, 누구든지 드나들 수 있도록 대문을 개방하면 좋으련만, 굳게 문이 닫혀있으니 과거 양반가의 문화가 느껴진다. 기와 담 넘어로 슬며시 훔쳐보듯이 사진만 담아본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서원우측 대숲끼고 있는 돌계단길을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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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리정

사계 김장생이 건립하여 후학을 가르쳤던 임리정(시도유형문화재 제 67호)을 만날수있다. 아름드리 나무와 함께 마당엔 임리정기비가 서있다. 임리정은 대학에 나오는“두려워 하기를 깊은 연못에 임한 것 같이 하고, 얇은 얼음을 밟은 것 같이 하라”구절을 응용하여 지었다 한다.

자기의 처신과 행동거지에 신중을 기하라는 중자의 글에서 나온말로 몸가짐을 두려워하고 조심하라는 선인들의 뜻이다.

임리정은 지붕 옆면이 여덟 팔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인데 좌측 2칸은 대청이고 우측은 1칸은 온돌로 전면 반칸을 안으로 들여 누마루로 사용하였다. 일리정기비 바로옆에 잠시 앉아 잔잔한 물결의 강경치가 살포시 내려다본다. 귀를 기울이니 대숲을 스치며 조용히 들려오는 빗질된 바람소리만이 들려온다.

임리정과 팔괘정이 나란히 강을 내려다보며 위치하고있어 후학을 가르치던곳이긴 하지만 시간이 멈춰선 이곳에서 옛풍류를 느낄수있는듯해서 좋다. 단지, 담양의 정자문화처럼 문이 개방되어 누구나 주인이 되어 눈으로도 탁트인 공간에 쉬어가는 시간이었으면 좋으련만 닫힌 문들은 아쉬움으로 느껴져 여행의 미련으로 남는다.

임리정을 한바퀴 돌며 살펴보다가 옆으로 돌아가니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한창 건물이 철거중이다. 나지막한 야산에 문화단지가 조성이 다되면 강과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다운 강경의 자랑거리가 될것 같다.

다소 음침해보이는 철거중인 회색빛건물을 지나 맞은편 팔괘정으로 여유롭게 발길을 옮겨본다. 아마 스승과 제자도 이길을 팔자걸음걸으며  나서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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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괘정

팔괘정은 조선 인조때 우암 송시열이 세운 건물로 제자들에게 강학하던곳이다. 송시열은 스승인 사계 김장생이 임리정을 건립하자 스승과 가까이 있고싶어 건립하게 되었다한다. 건물옆 암벽엔 아직도 청초암과 몽괘벽이란 글자가 또렷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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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초암:팔괘정북쪽 푸른 풀언덕이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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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괘벽: 꿈에 정자가 바위벽에 걸렸다는뜻

팔괘정은 금강변에 남향으로 세워졌으며, 앞면 3칸·옆면 2칸의 규모이다. 왼쪽으로 2칸은 넓은 대청마루로 하고 오른쪽 1칸은 온돌방으로 꾸몄다. 지붕은 화려한 팔작지붕으로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이다. 건물 안에는 시를 쓴 현판이 걸려있다고 하나 문이 굳게 잠겨있여 드려다 볼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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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전망대에서 바라본 팔괘정과 죽림서원, 임리정은 대숲에가려 보이지않는다.

경륜이 베어있는 오동나무를 쳐다보며 툇마루에 앉아 잠시 옛사람들의 시간속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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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전망대

팔괘정옆으로 뜨거운 햇살그대로 받으며 바람한점 없어 흔들림 없는 낙상홍감상하면서 강경등대전망대에 올라본다. 등대내부는 늘 바닷가에서 올려다보기만했지 그속을 드려다볼기회가 없었다. 비록 모형이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니 사통팔달 강경주변이 가득히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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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멀리 논산팔경중하나인 옥녀봉도 보인다.

멀리 강변으로 수상레져타운과 배로된 강경젖갈전시장, 소박한 도심, 강건너 드넓게 펼쳐진 초록빛 논산평야가 싱그럽게 다가온다. 눈이 시원하니 온몸으로 받은 대낮의 뜨거움까지 단숨에 사라진다.

강변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기암모습도 예사롭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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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기암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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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따라 조용히 늘어선 풍광은 금방이라도 손을 뻗으면 잡힐듯 가깝게 느껴진다.

강경젖갈전시장의 배모형도 이글거리는 햇살을 넘어 저 푸른 바다로 금방이라도 출항할듯 웅장하게 보인다. 해질녁 멀리 황산대교로 떨어지는 일몰이 강물에 걸쳐지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이 될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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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배모양 강경젓갈전시장과 시가지

옛명성만 남은채 작은 소도시로 생각했는데 이곳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나지막한 도심의 모습을 제대로 갖춘듯해서 언제 시간나면 저 속으로 들어가 삶의 속살을 드려다 보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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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시가지

문화재탐방이나 산사여행은 언제나 나에게 새로운 옷을 입혀준다. 느낌이 있고, 소박하지만 느림의 미학을 안고있는, 독특한 풍광은 제각각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두르고 싶지않은 여행의 발걸음은 겹쳐진 두 개의 시간속을 공유할 수 있어 작은 풍경하나도 소중하다. 느린 삶의 부스러기들 쌓여있는 그곳엔 언제라도 찾아가면 금방 갈아내린 커피의 향처럼 향긋한 새로움을 안겨주어 나의 생활에 경륜의 에너지가 되어준다. [넷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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